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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성하다 때려친 거 조금만 공개해주지 않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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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165건 작성일 18-11-08 14:40

본문

 

연성판에 올리기엔 애매하고 

쓰거나 그린 부분이 너무 적고

그리다 때려치고 혹은 쓰다가 접어둔 미공개 연성들 털어보지 않을래 

 

내가 보고 싶어서 그래...
 

 

 ※주의 

연성 전체를 올리지말고 딱 부분만! 글은 한 문단 정도만 그림은 썸넬만 잘라서!

댓글목록

익명님의 댓글

익명 #316309 작성일

“당신의 사랑은 족쇄입니다.”

 라며, 고고하신 천하오검님의 말씀에 카슈가 샐쭉 웃었다.



 그런 거, 모를 리가 없잖아.

익명님의 댓글

익명 #316310 작성일

".... 주인이 이런 상황이 오면 말하라 했어."

잠시 생각에 빠진 아름다운 인형은 조용히 입을 열었습니다.



"그 자유분방한 머리통이 터지도록 처맞기 싫으면 입 다물고 꺼져."

익명님의 댓글

익명 #316311 작성일

내가 레이키를 타고 수십번은 용궁을 다녀왔지만 지상으로 갈때 이런 곳으로 오긴 또 처음이다.

 

"여긴 대체..."

 

그도 당황한 듯이 주변을 돌려다 보고 있었다. 

우리가 있는 자리만이 환하게 빛나고 있을 뿐 주변에 저주로 절여진 땅들은 어둡게 가라앉고 있었다.

익명님의 댓글

익명 #316312 작성일

사박사박 내리는 눈이, 맞잡은 손의 온기가, 나를 따스히 바라보는 그 날의 파아란 하늘을 닮은 너의 두 눈이, 너를 이루는 모든 것들이 너무나도 좋아서 그게 사랑이라고 착각했더랬다.

익명님의 댓글

익명 #316313 작성일

"信(믿을 신)이라.. 신이라고 읽나요, 미코토라고 읽나요?"



"둘다 아닌데."

 

"네?"



콘노스케가 놀란 듯 고개를 들었다. 같이 있던 후도, 소우자, 하세베가 사니와를 돌아보았다.



"..그럼 뭐라고 읽나요?"



소우자가 조용히 물었다. 사니와는 당당하게 말했다.



"노부."



"쿨럭."



"소우자가 죽었다!"



"코노 히토데나시!"



"오다 노부나가의 노부."



"쿨럭!"



"하세베도 죽었다!"

익명님의 댓글

익명 #316316 작성일

여러분이 앞으로 불러내어 함께 싸울 남사들은 그냥 잘생긴 꽃미남이 아닙니다. 잘생긴 원시인입니다.

중요하니까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원시인이라고 생각하세요.

천 년 전, 최근이라 해도 수백년전의 남자들입니다. 여성은 참정권은 커녕 교육도 받을 수 없었던 시대를 살았던 남자들입니다!!

아시겠습니까? 23세기를 살아가는 여러분들은 상상도 못할 만큼 구식의 여성관을 가진 남자들이란 겁니다.

여성의 최대 의무는 아이를 낳는 것, 그것도 가문을 이을 남아를 낳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남자들입니다.

네네, 진정하세요. 놀라셨죠? 슬프게도 사실입니다.

도검남사들의 전성기는 무거운 도검을 휘두를 수 있는 남자들이 세상의 중심이 되어 있었고 여자는 집에서 살림이나 했던 원시시대입니다. 원시시대에서 근대로 접어들 무렵은 도검에서 총으로 이행한 시기어서 대부분의 도검은 소실되거나 소장품이 되거나 박물관에 전시되게 되었습니다. 현대의 여성의 생활을 지켜볼 일이 없었다는 겁니다.

그러니 진지하게 생각해봅시다.

아무리 잘생기고 나한테 정말 잘 해주는 꽃미남이라고 해도 결혼하는 순간 부인은 남편의 말에 순종하고 집에서 얌전히 살림하며 남편을 기다려야한다고 말하게 되는 겁니다.

그렇죠? 천년의 사랑도 식어버리겠죠.

그런 남자들입니다, 도검남사는.

익명님의 댓글

익명 #316318 작성일

머리가 빙빙 돌았다. 이 증세를 진정시키기 위한 제일 좋은 방법은 서고에 가서 책을 들추는 것이다. 하세베는 사니와가 제일 자주 읽는 책 중 한자가 가장 많이 포함된 권을 끄집어내렸다. 정성스레 한 권 뽑아든다. 페이지마다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고풍스러운 이름들 속에서 얼마나 큰 기쁨을 느꼈던가. 하지만 이번에는 그걸로도 충분치가 않았다. 정신이 자꾸 주군한테로 쏠려, 보고 들었던 게 뭐였는지 계속 궁금하고 또 궁금했다. 

익명님의 댓글

익명 #316322 작성일

다들 속고있는 거예요. 아니, 그렇게 믿고 싶어하고 그런 이미지를 덧씌워 선망하고 싶은 거겠죠. 한때 저도 그랬으니까. 겪어보기 전의 저도 믿어 의심치 않았고 그들은 다른 세계의 사람이기 때문에 당연히 그럴수 있다고 생각했었죠. 이 지경이 돼가면서 그 생각은 처참하게 박살났지만. 그래서 결심했죠. 아무도 그런 생각을 하지 못한다면 저라도 말을 해야겠다고, 당신들이 상상하는 좋은 사람의 귀감인 그 사람이 얼마나 끔찍하게 잔인하고 인간을 버러지 보듯 하는지! 부처님 손바닥 위의 부질없는 발버둥을 보는 것마냥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었다는 듯 내려다보는 그 지긋지긋한 시선!  

익명님의 댓글

익명 #316323 작성일

 부정한들 태어난 사랑이 죽는 것이 아니고 숨겨놓은들 그것이 향내를 풍기지 않을리가 없다. 사니와는 두 손으로 자신의 눈을 가렸고 애당초 태어나지조차 않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미다레 토시로는 그런 사니와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단순히 마음을 전한다는 것이 무엇이 해서는 안되는 일인지 그는 알 수 없었다. 봄볕이 따스한 오후 사이에 찻잔을 두고 나란히 앉은 두 남자의 등을 보았을 때도, 장마에 접어든 여름 내리기 시작한 비를 붉은 우산 하나로 가리며 수국을 보고 있는 두 사람을 보았을 때도, 색색으로 화려한 가을 반을 가른 고구마를 나누어쥐는 두 사람을 보았을 때도, 눈이 쌓인 겨울 사니와가 토해내는 하얀 숨결이 허공에 흩어지는 것을 멍하니 보고 있는 츠루마루 쿠니나가를 보았을 때도.

익명님의 댓글

익명 #316324 작성일

"왜야. 왜... "

 

"이제 그만해줘. 더는 속지 않아.."

 

"또 그렇게 날 속이고.. 또 다시 떠나갈거잖아."

 

"내가 너희를 사랑하게 만들지 마."

 

"날 사랑하려 들지마."

 

"...너희가 무서워. 싫어. 정말."

 

울부짖으면서 외치는 사니와의 모습에, 그들은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뒤로 한 걸음. 다시 한 걸음. 가까이 다가가려 할 수록 뒤로 도망치는 사니와의 몸이 기울기 시작했다. 뒤늦게 깨달았다는 표정, 사니와의 그 표정은 이윽고 슬픈듯한 미소로 바뀌었다.

 

"사랑해줘, 기억해줘. 날 떠나지마." 

 

그가 마지막으로 중얼거린 마지막 진심은 , 그들에게 전해졌을까?

 

 

---

남사니 총수물... 중 쓰고 싶었던 장면.. 나중에 다시 써보든가 할까.

 

익명님의 댓글

익명 #316326 작성일

*블랙혼마루 간접표현 주의



  - 단 한 번의 선택이었다. 일생의 단 한 번, 일순의 선택. 그러나 그 한 순간에 평생을 걸었다.

  “말해. 그는, -는 어디 있지?”

  숙여졌던 턱을 들어올리는 검집은 누구의 것이었는지는 떠올릴 수 없다. 다만 그 너머에 있는, 무겁게 드리워진 어둠 속에 감싸여 쓰러진 이의 모습만이 시야를 메울 뿐. 오늘 아침에 기름을 발라 가지런히 빗질해준 긴 머리채는 흐트러져 혼마루를 감싼 어둠 속에 잠겨 있다. 머리칼이 머금은 무거운 붉은 빛은, 창백한 얼굴과는 대조적으로 선명한 생명의 빛의 띠고 있었다. 햇살이 비치는 맑은 하늘을 비춘 듯 청명한 눈동자는 멍들고 부어오른 눈두덩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눈 앞의 남자-, 사니와는 한 손을 뻗어 그 머리채를 끌어당겼다. 그리고 호리카와가 놓친 그의 본체를

주워들었다. 머리채를 휘어잡은 팔이 올라가고, 눈도 뜨지 못 하는 파트너의 얼굴이 고통으로 찌푸려지고, 호리카와의 본체를 든 사니와의 팔이 빠른 속도로 내리쳐지고, 그 후 호리카와의 모든 것이 어둠에 잠겼다.



...꿈을 꾸고나서 적은 건데 도대체 무슨 내용인지 기억이 안 나서 나머지를 못 적고 있어... 일단 오리남사니->호리카네였던 것도 같음

익명님의 댓글

익명 #316334 작성일

"아하하핫, 화끈하기도 해라. 그렇게 인간이 싫은 거야?"



재앙신의 칼에 무참히 난도질당하면서도 밝게 웃는 사니와의 모습에 그녀의 초기도와 블랙혼마루에 있던 동소체는 익숙하다는 듯 허허 웃으며 그 모습을 바라보았고, 쇼쿠다이키리 미츠타다는 거품을 물고 기절하는 헤시키리 하세베를 부축해주었다.



불사신 정화사니와가 블혼정화하는거 보고싶었다.

익명님의 댓글

익명 #316336 작성일

"야게에에ㅔㅔㄴ! 큰일났어! 연련장에 다녀왔던 대장이 넘어졌는데 글쎄" 

"고토, 당황한 건 알겠지만 상황이 급할수록 침착해야지. 요점이 뭔지 다시 말해줄래?"

"알았어"

 

후우, 고토는 심호흡을 하고 평온한 얼굴로 말했다. 

 

"대장이 결혼하겠대"

 

야겐은 고토의 어깨를 붙잡고 진지하게 말했다. 

 

"미안해 고토. 처음부터 끝까지 자세한 설명을 부탁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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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316338 작성일

미카즈키 무네치카는 긴 꿈을 꾼다.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는 모든 것이 꿈. 따뜻한 차와 노르스름한 센베. 툇마루에 걸터앉아 받는 이 햇살의 온기도. 이 손 끝에 닿는 따스함조차 모든 것이 꿈.



긴 검생을 보내왔다. 베고, 베어지고, 수리되고, 또다시 망가지고. 그런 삶을 보내왔다. 하지만 별 의미는 없을 것이었다. 미카즈키 무네치카는 검이었고, 검이다. 인간의 모습을 한들 그 본질은 무엇하나 바뀌지 않았다. 츠쿠모가미라지만 하나의 검의 불과했고, 인간의 도구에 불과했다. 인간의 곁에 살며 깨달은 것은 자신이 인간을 매우 사랑한다는 사실이었다. 자기 자신을 모두 거는 사랑이 아닌, 인간이라는 종족을 향한 매우 우호적인 감정. 미카즈키 무네치카는 감정의 이름을 사랑이라고 붙였다.



사실대로 말하면 그렇게 틀린 말은 아니었다. 사랑이란 감정에는 여러가지 것이 있는 법이었고, 미카즈키가 그렇게 이름을 지었다면 그 것은 분명 사랑이었다.

익명님의 댓글

익명 #316339 작성일

붉은 달이 떠있는 블랙 혼마루의 숲 속, 구석진 나무의 그늘에는 팔에 베인 상처가 있는 정화사니와와 근시 하세베가 앉아있었다.



"주군, 피가...!"

"쉬잇, 그렇게 소리지르면 들킬지도 몰라."

"하지만...!"



무언가 더 말하려는 하세베의 입에, 사니와는 검지손가락을 갖다대며 속삭였다.



"이정도는 바로 정화하고 치료하면 괜찮아져. 나 믿지, 우리 이쁜 하세베?"

".....네."

익명님의 댓글

익명 #316341 작성일

"왜, 왜, 왜 방해를 해.

나의 연인을 빼앗은 이 세상을 원망하는게 뭐가 나빠, 나의 신을 죽인 세상에 복수하는게 뭐가 나빠.

나의, 나의, 나는ー"



잇지 못한 소원을 알고있는 그는 조용히 눈을 깜빡였다.

그녀는 흐느끼지도 못한 채 눈물을 흘리며 말을 이었다.



"당신은 알잖아, ーーーー, 당신은. 나와 같은 처지면서.

왜 방해해. 왜, 가장 날 이해하면서.

당신도, 당신의 신을 죽인 이 세상을 증오하면서.

어째서 날 방해해."



"내가 잘못했어? 이 세상을 원망하는 내가 잘못된거야? 그를 되찾으려는 내가?!?!"



비명처럼 쏟아내는 말에 그는 고개를 저었다.



"옳고 그름이 어디있나요. 모든 것은 주관적인 기준인데."



"당신의 무엇이 잘못되었나요. 당신은 그저 잃은 것을 되찾고 싶은 것인데."



담담히 읊조리듯이 대답한 그에 그녀가 다시 물었다.



"그럼 왜 방해를 하는거야."



"...당신이, 내 「적」이니까."



그 「선언」의 의미를 아는 그녀는 미친듯이 웃었다.

그와 자신은, 이전같은 온화한 관계로 돌아갈 수 없다.

「적」, 수단도 방법도 묻지 않고, 배제해야할 대상.

그 배제 방법은, 그야말로, '무엇이라도'.



"지옥길의 동무로 데려가드리죠, 백호 님."



"거절의 말씀을 올리겠습니다, 카이시(海市)님."



해바라기가 비참하고 원망스럽고 증오스럽고, 사랑이 남은 이 세상에 고한 작별인사는 제법 살벌했다.





해바라기의 꽃말:일편단심의 사랑

익명님의 댓글

익명 #316347 작성일

모든 혼마루의 하세베가 주명에 매달리고 주군에게 집착한다는 사실은 사니와 되는 자라면 모두가 알고 있을 것이다. 우리 혼마루로 예를 들자면, 하세베가 지 주군인 나를 두고 다른 남사들한테 구구절절 설명하는 팬덤 문화가 형성되었다. 사실 말 그대로 개주접이라 할 수 있다. 그냥 좋으면 좋은 거지, 대체 뭘 그렇게 구구절절 난리며, 굳이 남을 설득하려고 그래. 다른 검들은 주인에게 이성으로서의 감정을 안 품을 수도 있는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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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316352 작성일

"보고 온 거죠? 방금은 뭔가요? 하치스카."

몸이 가벼운 단도가 휘청이며 하치스카의 옆에 내려앉았다.

"주인이 죽었다. 그리고 새 주인이 왔다. 그뿐이야."

"그뿐이군요."

여상한 하치스카의 대답에 이마노츠루기는 날씨가 좋다는 대화라도 한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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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316357 작성일

그 혼마루의 사니와는 헤시키리 하세베를 사랑했고, 하세베는 '주명'에 따라 '완벽한 연인'을 '연기'했다. 노력의 방향이 잘못 됐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세베는 그의 주인의 "나를 사랑해달라"는 말을 주명으로 받아들였고, 인간 세계의 연애를 완벽히 분석해서 연인간에 해선 안 될 일과 연인의 의무, 상대를 기분 좋게 하는 법 따위를 공부해 왔던 것이다. 그 뒤는, 꽤 딱했다.



분명 사랑받고 있지만, 정작 원하는 것은 한톨도 받지 못하는 어긋난 애정 관계에 선임사니와는 매일 불안에 떨었다. 사랑하는 이가 자신에게 다정하게 구는 것은 좋았다. 하지만 자신을 사랑하진 않는다. 이러다가 그에게 정말로 사랑하는 상대가 생기면? 손에 넣지 못하면 괴롭고 고통스러운, 집착과 독점욕으로 얼룩긴 이 감정을 자신이 아니 다른 존재에게 느끼면?



당시 둘의 연애 초기에 견습으로 들어갔던 사니와는 선임 사니와의 행복과 추락과 불안과 고통과 집착을 실시간으로 지켜봐야 했다. 상냥했던 선임사니와는 날로 히스테릭해져 갔고, 하세베 주변의 모든 존재에게 공격적이 되어갔다. 견습에 불과했던 사니와는 하세베의 근처에 가지 않기 위해 부던히 노력해야 했다. 유난히 눈치가 없었던 그 혼마루의 하세베는 그저 날로 나빠져가는 주인의 건강을 염려할 뿐이었다.



사니와는 둘의 결말을 알지 못했다. 결국 집착이 도가 지나친 선임사니와가 하세베를 감금할 무렵, 연수기간이 끝났기 때문에. 직후에는 자신의 혼마루를 꾸리느라 바빴고, 일이 어느정도 안정 됐을 때는 잊고 있었다. 어느날 문득 떠올렸을 때는, 알고 싶지 않다고 생각해 버렸다. 혼마루의 실적과 평가를 위해 견습인 자신에게 상냥하게 말을 걸었던 하세베와, 뒤에서 매섭게 노려보던 선임사니와가 함께 떠올랐다. 다음날 하세베는 감금 됐고, 그 이튿날 사니와는 쫒겨나듯 혼마루를 나섰다. 자신의 다른 남사들마저 견제하던 선임사니와였다. 좋은 결말을 도저히 상상할 수 없었다. 확인하는 것이 두려웠다. 그리고 그 강렬한 기억은 사니와에게 큰 교훈을 남겼다. 혼마루에서 남사에게 반하지 말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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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316359 작성일

바람에 실려 나가는 이름이여,

이름을 스스로 깨지 못하는 이여

하늘과 땅 바람과 불의 이름을 빌려

 

'그 계약'과 '실'을 끊어드리리다. 부디 얌전히 계시기를

 

-신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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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316363 작성일

"아아, 이런 일을 하고....있는..이..유요?"

 

글쎼, 딱히 가업이거나 그런건 아니에요. 굳이 따지자면 제가 신들보다는 높은 위치에 있으니까라고, 답할 수 있겠군요. 하하 여자의 지조적인 웃음이 인터뷰실을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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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316361 작성일


" 그러니까 저보고 그 블랙 사니와인 댁네 주인의 비리를 캐내서 감방에 처넣어달라고요? "
" 바로 그거지. "
" 이게 진짜 돌으셨나. "
 
아주 그냥 만만한 호구 하나 잡아서 자기 블랙혼마루생 펴시려고 작정했지?
 
" 내가 그걸 해서 좋은 게 뭔데요! "
" 네 목숨을 구하겠지. "

망할. 또 협박이냐. 하지만 이 정도론 굴할 수 없었다. 여기서 굴했다간 내 인생이 개똥밭될 확률이 35/51/35/35 레시피에서 1:30 뜰 확률 수준일게 분명했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고들 하지만, 그렇다고 정말로 개똥밭에서 구르는 것은 누구나 사절일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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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316366 작성일

"제 장래희망은 시체입니다! "

 

어린아이의 낭낭한 목소리가 교실에 울려퍼졌다. 장래희망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있을 수 없는 경악어린 침묵이 감돌았다.

 

그 영상을 보는 남사들의 반응도 다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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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316476 작성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잠깐만 사니쨩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리 그래도 여기서 끊고 가면 어떻게 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익명님의 댓글

익명 #316367 작성일

"아 사니와요 알아요 그거 오타쿠 비슷한 거죠?"

시간정부 직할 상업구역의 한 카페에서 일하는 A씨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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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316369 작성일

나는 사랑해도 혼나지 않는 꿈을 꾸고싶어!    (인용 문장이지만 이게 제일 핵심적인문장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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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316374 작성일

사랑한다 증오한다 죽여버리고 싶다 영원히 함께 살고 싶다



 어느 쪽인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그저 혼란스러운 가슴을 안고 바라보는 게 전부였다. 그렇게나 기다려왔던 순간인데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주저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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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316386 작성일

한때 형님이었던 존재는 주인을 배신하여 적이 되었고, 그는 주인을 지키기 위해 그 적을 베었을 뿐이었다.

···배신자의 조각은 챙기는 게 아니지.

히자마루는 서둘러 게이트로 향했다. 그가 주인의 곁을 지키지 못한 사이, 아무 일도 없었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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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316387 작성일

익사할 것만 같던 날들이 갑자기 요동치기 시작했다. 제적을 겨우 면할 정도로 결석이 많던 학교를 등교했던 날이 우연히 신체검사 날이었고, 거기에서 사니와의 소질이 발견된 것이었다. 때문에 지금 나라에서 나온 사람이 부모님과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이었다. 비록 당사자는 어른들끼리 이야기할 문제라며 방으로 쫓겨났지만.

익명님의 댓글

익명 #316389 작성일

프로세스 컴퓨터는 오로지 사니와만이 개별적으로 가지고 있는 기기로 거기엔 모든 출진,원정,대련 등의 자료와 사니와 자신의 정보도 일일마다 기록되어 자동으로 자료를 갱신하는 역할을 한다. 

 

혼마루의 관리뿐만이 아닌, 남사들의 스테이터스 열람, 마인드 케어, 간접적인 주명 등등 관리 할 수 있는 권한이 포괄적이라 조작만으로도 충분히 혼마루는 잘굴러간다. 여튼, 사니와는 도검남사에게 기기의 권한은 물론이요, 조작 또한 발설하지 못하게 되어있다.


익명님의 댓글

익명 #316391 작성일

[네가 내뱉은 씨앗은 늦던 빠르던 돌아오게 될거야.]

 

흘린 눈물이 어느새 열로 뜨거워진 볼을 적신다.

 

지탱하던 모든것이 무너져 내리는 듯 아픔이 가슴 속 깊이 밖혀 호흡을 흐트러뜨린다. 이를 악물며 겨우 게이트를 넘어 도망치는 한심한 주인의 등으로부터 저주를 노래하는 너는 어떤 심정이었을까. 결국 끝까지 한심한 나란 인간은 네 상처를 치유해 줄 연고가 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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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316398 작성일

혹시 내 검×검 드림 연성하던 것도 받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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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316405 작성일

아침 햇살이 눈꺼풀을 찔렀다. 아, 아침인가. 

'그러고 보니 어제만큼 중상은 드물었지.'

나가소네는 손등으로 눈을 비비며 몸을 일으켰다. 뻐근한지 몸을 이리저리 휘두르고 미간을 찡그린다.

"오늘도 출진이었던.....가?"

어라, 하는 순간 몸이 기울어진다. 기울어진다는 걸 자각한 건 이미 누군가 그를 잡아준 후였다.

"어이, 어디 아픈 거 아냐? 완전 자빠지는 줄 알았다고."

익숙하게 들은 난폭한 말투에 나가소네는 눈을 비비며 애써 웃었다.

"아아, 너냐. 이즈미노카미."

"그래, 나야. 당신, 왜 일어나다 말고 넘어진 거야?"

나가소네는 이즈미노카미의 팔에 몸을 기댄 상태로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아아 조금 어지러워서."

그 말에 이즈미노카미는 씨익 시원하게 웃음지었다.

"헤에. 요즘 좀 무리한 거 아냐? 당신, 수행 다녀온 후로 한번도 안 쉬었잖아."

"..........그랬지."

눈을 비비던 나가소네는 몸을 살짝 굳히고 낮은 신음을 내다 미간을 찡그렸다.

"여기.....어디었지? 네 방이 내 방 근처였던가?"

 

 

놀랍게도 이거만 쓰고 말았는데 다음달이면 1년째 안쓰고있는거다

실친급 트친에게도 보여주지않았어

보고싶어하는 사람도 없을것같아서 더 쓰지 않을것같아서 올려봄

익명님의 댓글

익명 #316448 작성일

"하치스카는 현현되었으면 하는 검이 있느냐? 그러고 보니 형제가 있다고 들었는데."

 

주인은 도공들에게 꾸벅 인사를 하곤 또 다시 질문을 던졌다. 말을 들은 초기도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띄워졌다. 예쁘게 휘어진 눈에 마치 고귀한 귀족같은 기품이 느껴졌다. 초기도는 들뜬 목소리로 자신의 동생에 대해 자랑하듯 얘기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저를 닮아 아주 훌륭하다. 얼마나 명랑하고 사랑스러운지 모른다. 마음이 깊고 넓어 얼마나 대견한지 모른다. 됨됨이가 훌륭하니 주인도 반드시 좋아할 것이다.

주인은 그저 그래. 그렇구나. 그것 참 기대되는지고. 하며 장단을 맞춰주었다.

하치스카가 진정될 즈음 이야기를 듣고만 있던 주인이 입을 열었다.

 

그런데 하치스카는 형의 이야기는 하지 않고 동생의 이야기만 하는구나.”

 

하치스카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눈동자가 제 갈 길을 찾지 못하다 아래로 떨어졌다.

 

그런 위작은 내 형도 아니야. 감히 위작 주제에 코테츠라니. 주제를 모른다고. ”

 

흐응-. 주인의 눈이 기묘하게 휘어졌다. 말이 없기에 돌아보니 주인은 그저 조용히 웃고만 있었다. 분명 웃고 있었다. 아니, 아닌가? 눈도 입도 모두 틀림없이 예쁘게 휘어져 있었다. 말석의 신은 제 눈앞의 인간에게서 괴리감을 느꼈다. 뭐지? 인간? ? 저 웃음을 어디에선가 본 적이 있다. 여러 검들이 있는 곳에 실려져 어딘가로 향하고 있었다. 철컹거리는 쇳소리에 어디선가 온기가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었다. 그 검은 제가 모든 검의 아비라고 하며 대답도 없이 덜컹거리기만 하는 것들에 쉬지 않고 말을 걸어왔다. 덜컹거림이 멈추고 빛이 들어오는 순간 문득 저런 표정을 보았던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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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316450 작성일

(죽음 표현 주의!)

 

방 안은 피바다였다. 그녀는 이름도 모를 짧은 단검으로 제 목을 찌르고 죽어있었다. 눈처럼 하얀 피부가 달처럼 맑은 피바다 위에 꽃처럼 우아하게 누워있는 걸 보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참으로 희안하게도, 자기 자신의 도신이 아닌 무명의 단검으로 죽음을 택한 그녀의 선택에 대한 분노였다. 그리고 두번째로 든 생각은 비극적이게도, 우아하게 죽어있는 그녀의 시체에 대한 아름다움이었다. 아아, 풍류로다. 카센 카네사다는 그녀의 목을 파고든 무명도를 뽑아내고 시체를 품에 끌어안고는 담담히 시 한 수를 읊어내렸다.

 

"눈 위에 비추어진 달밤의 매화를" (雪の上に 照れる月夜に 梅の花)

"꺾어서 선물한 사랑스러운 아이로구나." (折りて贈らむ 愛しき児もかも)

 

...노사다의 한 자루, 질투하여 그대 목에서 흐르는 붉은 실에 이 한 몸 나비처럼 얽히려 달려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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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316460 작성일

"귀가 많이 예민합니까?"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서 그가 물었다. 

"다봤으면서 뭐하러 묻지?" 

눈을 흘겼지만 남자는 무시하고 귀를 뚫어져라 본다. 부담스럽다. 머리 위를 덮은 거적을 끌어당겨 더욱 꼼꼼히 귀를 가렸다.

"그만 쳐다봐."

하지만 그는 삐쭉하니 올라선 말꼬리에도 끄떡하지 않고 작게 웃음짓는다.  

"또 귀 만져도 됩니까? 고양잇과 동물의 귀가 그렇게 촉감이 좋은지 처음 알았어요."

"그렇게 좋으면 아예 고양이를 기르지 그래?"

"이미 임시 보호하고 있는 분이 있어서."

그러면서 나를 빤히 쳐다보는데 기가 찰 일이다. 감히 츠쿠모가미를 고양이에 비유하다니 간도 크지. 정확히 따지면 내 귀가 고양잇과 동물의 귀인 건 맞지만. 한숨을 푹 내쉬고 남자를 향해 손을 까딱했다. 가까이 와봐. 내 손짓에 그는 잠시 고민을 하는가 싶더니 순순히 고개를 들이밀었다. 

쭈욱. 

나는 인정사정없이 남자의 볼을 늘려버렸다. 허연 가죽이 쭉 늘어나는 꼴을 보니 찹쌀떡같다. 그는 내 행동에 짜증이 난 듯 인상을 쓰더니 손을 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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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316461 작성일

"..그 검은." 

 

"..네?"

 

"호오."

 

짤랑-

다시, 방울이 울렸다.

차디찬 바람이 복도를 관통하며 지나갔다. 흠잡을 곳 없는 훌륭한 저택이었지만 폐가처럼 을씨년한 기운이 감돌았다.

 

"많은, 일이."

 

-피가 튀었다.

-누군가가 울고 있었다.

-등나무 밑에 누군가가 있었다.

 

"있었군요."

 

부른 배와 도망가는 여자. 그 여자를 지키는 남자.

등꽃빛이 하늘하늘 흔들렸다.

모든것은 순식간에 일어난 일.

 

"..당신은."

 

소우자 사몬지의 목소리가 딱딱하게 굳었다.

 

"누구십니까?"

 

바람이 불었다. 아까와는 달리 온화한 바람이었다. 바람에 기노모의 옷깃과 머리가 산들거리며 흔들렸다.

 

"저는 단순한-"

 

눈이 마주쳤다. 거짓을 고할 수 없는 그 눈이 똑바로 이곳을 지켜보고 있었다.

 

"-약장수지요."

 

*

 

모노노케X도검난무 크로스오버로 생각한 연성인데 진도가 안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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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316782 작성일

미친ㄴ미친ㄴ 대박 저 여기다 뼈 묻어용 나중에 연성하면 알려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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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316467 작성일

암호는 토끼뜀 3번에 사본이지만! 쿠니히로 최고 걸작!’ 세 번 읊조리기. 연회장에서 사니와가 침을 튀기며 귀띔해준 암호를 곁에 있던 야만바기리 쿠니히로에게 말하자, 누더기천을 뒤집어쓴 그가 슬며시 고개를 들었다. 보통의 야만바기리 쿠니히로라면 귀밑쯤에서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어야 할 환한 금발이 어깨를 넘어 등에 닿는다. “, 그 암호 어디서 들었지?” 특유의 낮은 목소리로 묻는 폼이 자못 진지하다. 거짓말을 하지 못하는 개체답게 우물쭈물 어깨를 움츠리면, 머리 긴 야만바기리 쿠니히로는 눈썹을 찡그리고 다시 한 번 물었다. “고죠의 검이 알려주었나?”

 

그의 주인은 야만바기리 쿠니히로를 아주아주 좋아한다. 레어 도검을 포함해 대부분의 검들이 갖춰진 중견 혼마루에서도 야만바기리는 막내로 현현한 편인데, 그를 본 사니와는 지금까지 손꼽아 기다려왔다며 첫 대면부터 와락 끌어안았다. 듣기론 주인은 야만바기리 쿠니히로를 덕질하는 클럽의 VIP 명예회원이라고. 그럼 어째서 초기도를 야만바기리로 뽑지 않았지? 그 물음에는 곁에 있던 하치스카가 대답했다. 다행히 주인은 공과 사를 나눌 줄 알거든. 초기도는 사니와의 손발이 되어 1부대 대장을 맡거나 서류를 정리하는 등 혼마루 살림을 지원하기 때문에 동료들의 신뢰와 책임감을 필요로 한다. 그런 초기도를 무턱대고 예뻐하면 혼마루의 기강이 해이해지고 나머지 검들의 원성이 커져, 그걸 방지하고자 주인은 객관적이고 냉철한 시야로 상황을 판단할 줄 아는 하치스카 코테츠를 초기도로 골랐다고. 근데 네가 그렇게 늦게 나올 줄 몰랐지. 초기도 후보이자 타도인 만큼 금방 나와줄 줄 알았다며 사니와는 그 자리에서 한숨을 쏟아냈다.

 

그리하여 야만바기리 쿠니히로만의 모임이 있음을 어렵사리 알아낸 것도 다 그 덕후 사니와의 입김 탓이었으니. 솔직하게 이곳까지 오게 된 경위를 털어놓자 긴 머리의 야만바기리 쿠니히로는 짧은 한숨을 내쉬고 사과했다. “최근 고죠의 검이 과하게 간섭을 해와서 말이야. 신경이 예민해져 있었던 모양이다.”

 

연회장 복도 끝 모퉁이를 돌아 열 세 번째 다다미방에 이르러 정확히 스물네 발자국 전진 후 누더기천이 고풍스럽게 그려진 액자를 들추면, ‘야만바기리 쿠니히로임을 확인하는 홍채인식 보안시스템이 작동됨과 동시에 암호 또는 회원 발급 카드를 요구하는 사무적인 목소리가 머릿속을 울린다. 긴 머리의 야만바기리 쿠니히로는 회원 카드를 가볍게 긁어 신입의 손을 잡고 문을 가볍게 통과했다.

 

야만바기리 쿠니히로 모임에 온 걸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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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316469 작성일

신역에 가보고 싶어. 여느 때와 다름없이 서류와 씨름하던 초기도는 그 황당한 말에 반사적으로 주인의 입을 텁 막았다. 다행히 반경 1m이내에 다른 검은 보이지 않는다.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고 늑대 놈들 귀는 낮이고 밤이고 항상 밝기 때문에 조심 또 조심해야한다. 혹여 주인이 다른 놈에게 똑같은 부탁을 했는지 따박따박 캐 물었던 그는 주인의 작달만한 머리통이 좌우로 흔들리고 나서야 긴 안도의 한숨을 토해냈다. 그래서, 나 신역 구경 시켜줄 수 있어? 마치 소풍을 가자고 떼를 쓰는 어린아이처럼 주인은 그의 팔에 매달려 눈을 치떴다. 자기가 얼마나 위험한 말을 했는지 알고는 있는 걸까. 이제 갓 13살이 된 주인은 제 검들을 단순히 친구나 가족쯤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나쁜 건 아니지만, 사내놈들은 자신 빼고 다 늑대라고. 내심 다른 검들을 경계하고 있던 그는 다시는 이런 부탁을 입 밖에 꺼내지 않겠다고 주인과 손가락 걸고 꼭꼭 약속한 다음에야 몇 시간이고 머물던 책상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의 신역에는 우거진 갈대밭과 작은 집 한 채가 있다. 오랫동안 돌보지 않아 먼지가 풀풀 날리는 집안에 들어오면 두 손 가득 갈대를 꺾어든 주인이 살풀경한 내부를 보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신역이란 거 생각보다 시시하네. 신이 사는 곳이니까 전설 속 무릉도원처럼 맛있는 게 여기저기 막 널려있고, 가지고 놀 수 있는 재미난 것도 많을 거라 생각했는데. 차가운 공기에 발갛게 부어오른 작은 두 손을 제 손으로 감싸 녹여준 그는 철없는 아이의 말에 가벼운 웃음을 흘렸다. 선반을 뒤져 나온 것은 언제 사다두었는지 모를 녹차뿐. 주인을 위해 차를 끓인 그는 주인과 함께 마루에 엉덩이를 내렸다. 

  

야만바기리.

왜?

다음에 놀러올 땐 과자라도 가지고 올까?

안 돼. 여기에 오는 건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야.

어째서?

내가 주인을 숨겨버릴 지도 모르니까.

 

손가락을 든 그는 저 멀리 불꽃에 휩싸인 ‘그것’을 가리켰다.

 

매번 너를 위한 집을 만들고, 태우길 반복하고 있어. 

 

그의 신역은 언제나 ‘그가 주인을 위해 만든 집’이 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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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316483 작성일

"대장. 부엌에서 이거 대장한테 가져다 주라던데."

"응, 앉아 야겐. 같이 먹자."

"내가 깎을게."

"아냐, 이리 줘."

 

 두 번 생각 할 것도 없이 제 손에서 사과가 담긴 소반을 쓱하고 가져가버리는 남자를 보며 야겐은 쩝, 입맛을 다셨다. 내가 깎아주고 싶었는데 말이지.

 그러거나 말거나 사니와는 늘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작은 파란색의 그것 - 그 녀석 - 그 놈의 스위스 아미 나이픈가 뭔가를 꺼내든다. 대뜸 야겐의 표정이 찌푸려지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사니와는 능숙하게 칼날을 펼쳐 사과를 깎기 시작한다. 얼마나 오래 지니고 있었는지 생활기스와 손때로 반들반들한 그 파란색 겉껍데기가 사니와의 손 안으로 모습을 감춘다. 

 처음 봤을 때는 가위도 달리고 병따개도 달리고 별 잡다구리한 게 다 달려있어 흥미로왔던 기억이 있다. 이게 이래보여도 왠만한 일은 다 해결해줘서 되게 편리하다고 웃는 대장을 따라 웃었던 기억도 있다. 그런데.

 

"자, 아, 야겐."

"...."

"야겐?"

 

 내가 뭐 때문에 과도도 두고 왔는데.

 

속속히 사과를 깎고 조각내 야겐의 입가에 대준 사니와는 그제사 답지 않게 볼멘 표정의 야겐의 기분을 눈치챘나보다. 그게 괜히 또 심술이 나서 야겐은 앙, 사니와의 손에 든 사과조각을 통째로 물어갔다.

 

"왜 그래?"

 

 어이없다는 듯 묻는 사니와의 질문에도 야겐은 우적우적, 사과만 씹고 있었다.

 

 내가 더 잘 깎을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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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316488 작성일

어느날 밤, 사니와가 단도실의 문을 조용히 열고 들어왔다.



"도공씨...있어요...?"



사니와의 조용한 부름에 단도실의 도공은 바로 사니와의 앞으로 달려왔다.

무슨 일이냐고 묻는듯한 표정의 도공을 본 사니와는, 품에서 A4용지 한 장을 꺼냈다.

종이에는 일본도 한 자루의 사진이 인쇄되어 있었다.



"저기 도공씨, 무리한 부탁이지만 들어주세요. 이 검...만들어주실 수 있겠어요?"



사진을 바라보던 도공은 잠시 고뇌하는 듯한 표정을 짓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인가요? 고마워요, 정말 고마워!"



도공의 작은 손을 꼭 잡고 감사를 표한 사니와는 다시 조용히 문을 열고 살금살금 나갔고, 도공도 자원을 꺼내서 단도의 준비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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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316491 작성일

다음날 이른 아침, 사니와는 어제처럼 조심스럽게 단도실의 문을 열었다.



"안녕 도공씨, 칼은...완성되었어?"



도공은 고개를 끄덕이며, 검 한자루를 들고왔다.



"정말, 정말 만들어주었구나. 고마워."



.

.

.



혼마루 구석의 빈방, 그곳에는 사니와와 5명의 오사후네 검들이 있었다.



"오늘은 너희들에게 새 식구를 소개해주려고 해! 같은 도파끼리 친하게 지내도록!"



사니와가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들고있던 검에 영력을 불어넣자, 곧 벚꽃잎이 흩날리며 사람의 형상이 드러났다.



"오사후네 스케사다 작의 타도, 권응수 장군 장검이라고 합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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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316507 작성일

막내검 으쓱으쓱



“그야 발소리를 들으면…… 쿠니히로가 온 줄 몰랐어?”





사니와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즈미노카미는 사니와가 모르는 것을 발견해 으쓱해진 것 같았다. 차를 따르던 호리카와가 웃으면서 사니와의 편을 들었다.





“그야 카네상, 혼마루엔 비슷한 체격의 남사들이 한가득인걸. 주인님이 구분하기엔 쉽지 않을거야. 그렇죠?”

“뭐, 나라고 전부 발소리로 구분할 수 있는건 아니지만. 적어도 당신이나 쿠니히로는 절대 헷갈리지 않고 알아차릴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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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316508 작성일

츠루사니



“어떻게 그럴 수 있어? 어떻게 그렇게 가벼울 수 있어? 나는 이렇게 무거운데, 당장이라도 짓눌려버릴 것처럼, 견딜 수 없을 만큼, 숨이 막힐 정도로, 그렇게…”



“……”

“그건……”



잠깐 말을 멈추었다. 목에 걸린 말은, 그건 아마, 그것의 이름은,



“…아마, 나는 이미 마음을 가지고 오랜 시간 살아왔으니까…”



그러나 입밖으로 나온 것은 어설픈 궤변에 가까운 변명이었다. 그녀가 그의 왼쪽에 손을 얹었다. 딱 그 아래에 심장이 잡힐 것 같은 자리였다.



“너는 오랜 시간 존재했고 나는 찰나를 살았지만 너는 마음을 얻은지 이제 일 년이 되어가고 나는 그보다 오래 이 무게를 가지고 살아왔어. 내 생각에 나는 너보다 이 무게에 익숙할 뿐이야.”

“익숙하다고? 이 모든 것이, 익숙해서 아무렇지 않을 수 있다고?”

“그래.”

“그렇, 그런, 가……”



남은 말이 씁쓸하게 혀 위에서 녹는다.

거짓말이 쌓인 마음이 욱씬거린다. 결코 익숙해질 수 없는 고통의 무게였다.



“그것 역시 놀라움이군.”



그가 시무룩하게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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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316509 작성일

“주군. 들어가겠습니다.”





장지문을 소리 없이 여는 것도 그의 정갈함 중 하나로 꼽히겠다. 사니와가 기거하는 방은 다른 도검들의 방에 비교해도 훨씬 넒었다.





“주군.”





이치고 히토후리는 그의 주인을 부르며 그 앞에 무릎을 꿇고 정좌 한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동직과 흐트러짐 없는 자세는 그야말로 조각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햇빛이 비추는 색소가 연한 머리칼은 빛무리가 은은하여 사니와는 무심코 꿀꺽, 목을 삼켰다. 도검남사는 사람이 아니라더니 정말 사기를 치면 나라를 말아먹을 경국지색이다. 혼마루에 떨어진지 일주일, 아무리 봐도 넘쳐나는 잘생김에 사니와는 아직 벌렁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기 힘들었다. 그때 이치고 히토후리가 입을 연다.





“이름을 알려주십시오.”

“……”





혹은 그냥 혈압이 올라서 심장이 뛰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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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316550 작성일

 하하, 손을 잡아주는구나. 처음 네 손을 잡았던 날이 생각나. 흙먼지가 일어나는 그 전장에 처음 선 내 손을 잡으며 네가 말했지. 괜찮다고. 네가 나의 검이고, 네가 나의 긍지고, 네가 나의 의지며, 네가 나의 승리라고. 우츠시라도 괜찮다면. 너는 그렇게 덧붙였지만 언제나 너는 내 최고의 검이었고 최고의 근시였어.

 

 야만바기리. 이야기를 시작하자. 진정은 됐지만 여전히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으니 너를 처음 만났던 그 날부터 시작하자. 그리고 내가 강제로 시간을 멈춰버린 날도, 그래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게 된 날도. 길고 길지도 모르고 이미 너도 다 알고 있는 이야기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렇다고 해도 말이야.

 

나의 아름다운 검. 나의 사랑하는 신. 

마치 사랑의 노래처럼, 떠오르는 희망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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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316562 작성일

"그 나무는 목을 매기에는 좋지 않아."

벚꽃바람에 섞여, 깊은 상념의 틈새를 비집듯이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무심코 반 보 물러서며 고개를 드니 그리 멀지 않은 혼마루의 대청에 단도로 생각되는 작은 인영이 서 있었다. 흐릿한 달빛에 안경의 렌즈가 반사되어 반짝이는 것이 보였다.



"병상에서 이탈해서 어디에 갔나 했더니. 이런 곳에 있었을 줄이야. 달 구경을 하기에는 썩 좋지 않은 날인 것 같은데."

나가소네 나리.

인영, 야겐 토시로가 쓴 웃음을 흘리며 가볍게 어깨를 으쓱이는 것을 나가소네는 담담히 쳐다보았다. 인간과는 달리 수리실을 거치면 금새 나아버리는 상처긴 하지만 나을 때까지 그저 넋놓고 보고만 있는 것은 성미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한 사니와의 의견에 따라, 수리실 바로 옆에 개인실을 받아 출진 후 부상을 입은 검들을 진료하고 있는 단도는 그도 면식이 있었다. 혼마루에 단도된 이후로 가장 자주 얼굴을 마주하고 있는 검이기도 하다는 점에서는 면식이 있다는 말 한 마디로 끝날 사이가 아닐지도 모르지만.



"이거, 실례."

어린 아이의 얼굴로 반천년을 산 단도는 제법 높은 대청마루를 무게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발놀림으로 훌쩍 뛰어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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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316578 작성일

"아아. 오오카네히라, 잠깐."

 

토끼 가면의 남성이 자신의 오오카네히라를 불렀다. 그와 함께 히게키리와 야만바기리도 시선을 들어 이쪽 테이블을 확인해왔다. 호명된 오오카네히라는 물론이거니와 다른 두 남사도 이쪽 일에 흥미를 가진 것처럼 몸을 일으켜 다가왔다.

 

" 뭐냐. "

" 부적(오마모리 お守り) 좀 잠시 줘보시겠습니까?"

 

부적. 신사에서 흔히들 파는 그걸 말하는 걸까. 다른 사니와들과 교류가 적어 사니와들이 사용하는 단어가 익숙하지 않은 나도 알고 있는 단어에 고개를 기울이며 오오카네히라를 바라보았다. 야만바기리도 의아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지만, 정작 오오카네히라는 가슴 앞으로 팔을 모아 팔짱을 낀 채 어딘가 당당한 표정을 하고 사니와에게 대답했다.

 

"싫다, 이건 네가 이 몸을 위해 만들어 준 것일텐데. 다른 이들에게 구경거리가 되게 하고 싶지는 않아."

 

당당하게 들려온 대답은 어딘가 부끄러운 것이라 정작 듣고 있는 내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였는데도 정작 그 말을 들은 당사자는 으아와하고 김빠진 소리로 중얼거렸다.

 

"우리집 바보는 고집이 세서 큰일입니다."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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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316600 작성일

"이치고, 내 팔 잡아!"

"넵!"



이치고가 사니와의 팔을 잡자, 사니와는 큰 날개를 펴고 날아올랐다.



"주군, 다음 계획은 무엇입니까?"

"이대로 저 녀석을 유인해서 조용한 곳에서 두들겨패...아니 정화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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