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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드림성향 有] 편지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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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368건 작성일 20-06-12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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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사가 사니와에게 보내는 편지입니다. 아닌 것도 섞였지만 일단은 편지입니다. 말투는 자유롭게 치환해주시기.

검사니, 검검, (약하지만) 블혼 요소, 카미카쿠시 예고 있습니다. 개그 지향입니다. 진지한 것도 있습니다. 모든 것은 그분의 뜻 호호호

공부 싫어요. 착한 사니쨩은 공부따위 하지 않아!



1

조잡하게 접힌 종이. 종이의 출처는 유선 노트일까? 펼쳐보니 가장자리에 아무렇게나 찢긴 흔적이 남아 있다. 글씨 주인의 감정을 대변하듯, 휘갈긴 필체가 보인다. 단단히 화가 난 모양이다.

[(윗 레스 동소체 남사)가 주인의 (가장 좋아하는 간식)을 냉장고에서 멋대로 꺼내서 먹는 걸 목격했어. 말했잖아. 내가 먹은 거 아니라고.]

종이 밑에 사진 한 장이 있다. (윗 레스 동소체 남사)가 냉장고 문을 열고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간식)을 꺼내는 모습이 찍힌 사진. 얼마나 억울했으면 증거까지 제출했을까. 그의 억울함을 풀어줘야겠다고 생각하며, 사니와는 사진에 찍힌 남사의 얼굴을 매만졌다. 해맑은 표정이 자신의 심정과 대조된다. 그래, 실컷 웃어두렴. 넌 죽었어.



2

아기자기한 스티커가 붙여진 봉투. 강아지, 고양이, 병아리, 토끼, 아기곰처럼 귀여운 동물 스티커는 물론 꽃모양 스티커가 인상깊다. 봉투의 밑부분에는 보낸 이의 이름이 적혀져 있다.

[주인님의 생일을 축하합니다!

주인님의 생일을 기념하여 모두가 한마음으로 연회를 준비했어요. 그러니, 주인님께서 참석하셔서 자리를 빛내주셨으면 좋겠어요.

날짜 : _월 _일 _시(자신의 생일)
장소 : 별채의 정원(십의 자리 홀) / 본채의 연회장(십의 자리 짝) / 현세에 위치한 주인의 집(0)

주인님, 앞으로도 곁에서 주인님의 생일을 축하드리고 싶어요. 우리의 주인이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3

붉은 포장지로 감싸인 상자가 보인다. 가로 길이는 약 한 뼘 정도. 선물일까? 들어보니 그리 무겁지는 않았다. 상자 옆엔 분홍색의 작은 카드가 있었다.

[주인에게.

요즘 밤마다 잠을 못 이룬다지? 모두들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야. 혼마루 내의 신검들도, 현세의 의사도 원인을 알아낼 수 없으니 원. 도와줄 수 없어서 미안하구나. 대신, 작게나마 선물을 준비했단다.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구나.]

십의 자리 홀) 선물은 유명한 브랜드의 티백이었다. 차를 잘 우리지 못하는 자신을 위해 티백으로 준비한 모양이다. 오늘 밤에는 잠을 잘 수 있을 것 같다.

십의 자리 짝, 0) 선물은 피아노 모양의 오르골이었다. 찍어낸 공산품과 달리, 장인의 손길이 느껴진다. 오르골을 돌리니 마음이 편안해지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4

[주군께서 떠나신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십의 자리 홀) 염치없게 떠나지 말아달라, 부탁드리진 않겠습니다. 저희가 했던 행위는 영원히 사과받지 못할 행위니까요. 인간에 의해 상처를 받았다고 해도, 그것을 무고한 인간에게 화풀이하는 건 잘못된 행동입니다. 이에 사죄드립니다. 부디, 주군께서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십의 자리 짝, 0) 잘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한 번만 재고해주시면 안되겠습니까? 저는, 우리는 이제 주군없인 살지 못합니다. (눈물 자국에 문장을 알아볼 수 없다.) 차라리 저를 두고 가실 바에는 도해하여 주십시오. 주군의 손에 최후를 맞이하게 해주십시오. 제발, 가지마…….]

이젠 모든 게 지긋지긋하다. 사니와는 편지를 잘게 찢었다. 그리고, 웃었다.



5

[(윗 레스 동소체 남사)에게.]

수신인이 잘못된 편지같다. 못 본 척하고 주인에게 전해줘야 하나 싶었지만, 호기심이 들었다. 테두리에 둘러진 금박이며, 은은하게 풍기는 달콤한 향까지. 사니와는 이 편지가 연서임을 확신했다. 자고로 남의 연애사만큼 재밌는 건 없다고 했다.

어디, 이어서 읽어볼까.

[우리, 처음 만났을 때 기억나? 주인이 갓 현현한 너를 나에게 부탁하며 혼마루를 소개시켜달라고 했지. 나는 그날의 근시였으니까. 이런 말은 진부하지만, 너를 처음 본 순간 사랑에 빠지고 말았어. 갑작스럽게 벚꽃이 흩날린 건 그것때문이야.]

십의 자리 홀) 흥미진진하잖아. 더 읽어볼까? 그 순간 문을 벌컥 열고 들어온 그와 눈이 마주쳤다. 그는 시키는 건 무엇이든지 할테니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부탁했다. 글쎄, 어떻게 할까(˵ ͡° ͜ʖ ͡°˵)

십의 자리 짝) 됐어. 남의 편지를 몰래 보는 건 좋은 행동이 아니니까. 사니와는 (윗 레스 동소체 남사)에게 편지를 전해줬다. 며칠 후, 그와 (윗 레스 동소체 남사)가 사귄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요키카나 요키카나(ღ˘⌣˘ღ)

십의 자리 0) 이것들이 나도 못하는 연애를? 사니와는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편지를 찢어버렸다.



6

[오늘의 저녁 메뉴.

현미밥
해물된장국
소갈비찜
콩나물무침
유채나물
열무김치

<내가 할 것>

30분간 현미 불리기
조개 해감하기
소고기 핏물빼기
콩나물 깍지 제거]

일식이 맞지 않는 걸 눈치 채고 있었구나. 사니와는 부엌 당번의 세심함에 감탄했다. 저녁 메뉴의 기대감이 커지는 2시 30분이다. 응, 점심 먹은지 얼마 안 됐다고? 소화된지 오래인걸.



7

[주인과 나의 금단의 사랑]

세상에서 가장 재밌는 건 싸움구경, 불구경, 그리고 일기장 구경이랬다. 누가 집무실에 다이어리를 놓고 가서 감상하려고 했건만 이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전개였다. 자신을 대상으로 한 동인물이라니.

……궁금하니까 살짝만 봐볼까?

[“좋아해, 주인.”

“하지만 나는 인간이고 너는…….”

“그런 건 상관없어. 중요한 건 주인의 마음이야. 대답해줘. 주인은 나를 어떻게 생각해?”]

사니와는 자신의 선택을 후회했다.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 아무것도 못 본 것이다.



8

[대충 사니와를 사랑한다는 내용의 연서.]

아쉽게도 사니와가 발견하기 전에 그날의 근시였던 (윗 레스 동소체 남사)에게 발견되고 만다. (윗 레스 동소체 남사)는 연서를 읽자마자 구겨서 쓰레기통에 쑤셔넣었다.

십의 자리 홀) 시간이 지나도 답변이 돌아오지 않자 그는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 혼마루에서는 그가 사니와에게 차였다는 소문만 공연히 돌았다.

십의 자리 짝) 나는 그런 편지 받은 적 없는데? (윗 레스 동소체 남사)가 편지를 버린 것이 사니와에게 들통나고 한 달 동안 근시금지&밭 내번 담당 처분를 받았다.

십의 자리 0) 알고 보니 (윗 레스 동소체 남사)도 사니와를 좋아했다. 혼마루 내에서 그를 지지하는 파벌과, (윗 레스 동소체 남사)를 지지하는 파벌이 생겼다.



9

다홍빛 선지宣紙가 곱게 접혀 있다.

[*색깔도 없던
마음을 그대의 색으로
물들인 후로
그 색이 바래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어라]

* 헤이안 시대 가인 기노 쓰라유키의 와카.



0

사니와는 본인의 눈을 의심했다. 이거, 혼인신고서잖아? 눈 씻고 봐도, 뒤집어서 봐도, 앞구르기를 하면서 봐도, 물구나무서기를 하면서 봐도 영락없는 혼인신고서였다. 남사의 이름과 그 옆에 적힌 본인의 이름. 심지어 사니와명도 아니고, 진명이다! 의문은 금방 풀렸다. 얼마 전에 도장 잃어버렸다고 난리쳤더니 그게 여기있을 줄이야. 그는 도장을 보고 진명을 알아낸 거였다.

증인, 동의자, 제출인까지. 발견하지 못했으면 모르는 사이에 남편이 생길 뻔했다. 사니와는 혼인신고서를 찢었다. 내 이것을 가만두지 않으리라.

십의 자리 홀) 아안돼 아루지이이ㅣㅣ 됐고 도장이나 내놔. 사니와는 도장을 회수하고 불에 태워버렸다. 그의 절규가 혼마루 내에 울렸다. 아아, 도장이 잘도 타는구나.

십의 자리 짝) 후훗. 내 아루지는 수줍음도 많으시군요. 걱정하지 마십시오. 사본은 물론 스캔해서 드라이브에 백업까지 마쳤습니다. 미친 놈이다. 사니와는 혼마루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



00

언뜻 보기엔 평범한 종이다. 하지만 자신의 감이 종이를 건들지 말라 경고한다. 불길한 기운은 느껴지지 않았다. 볼까, 말까? 결국 사니와는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종이를 펼친다.

[(자신의 진명이 적혀 있다.)

예쁜 이름이야. 많은 이들이 주인의 이름을 알아내기 위해 고군분투했지. 물론, 그중에는 주인이 가장 믿었던 초기도도 포함이야! 우스워라. 자기는 온갖 고고한 척, 주인에게 관심없는 척 했으면서.

주인의 이름을 알아내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어. 현세와 단절된 것처럼 지냈잖아. 외출도 전혀 안해. 혼마루 내에서 과거 흔적도 찾아볼 수 없어. 어떻게 알아냈을까? 공개하면 재미없으니까, 이건 비밀로 남겨둘래!]

“아, 읽었구나?”

미닫이문이 열리는 소리가 기괴하게 울린다. 그는 아무말도 못하고 주저앉은 사니와 옆에 앉아, 부드러운 손길로 사니와를 안았다. 이런 순간조차 그는 눈물겹도록 다정하다. 이런 순간이라서 다정할 수 있는 걸까.

“괜찮아. 당분간은 아무 짓도 하지 않을 거니까.”

주인도 마음의 준비를 해야하잖아,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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