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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성하다 때려친 거 조금만 공개해주지 않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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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165건 작성일 18-11-08 14:40

본문

 

연성판에 올리기엔 애매하고 

쓰거나 그린 부분이 너무 적고

그리다 때려치고 혹은 쓰다가 접어둔 미공개 연성들 털어보지 않을래 

 

내가 보고 싶어서 그래...
 

 

 ※주의 

연성 전체를 올리지말고 딱 부분만! 글은 한 문단 정도만 그림은 썸넬만 잘라서!

댓글목록

익명님의 댓글

익명 #409762 작성일

미나모토 키요마로×스이신시 마사히데



스산한 바람이 옷자락을 스쳤다. 끈적하게 기분 나쁜데다 끄트머리만 차가운 바람은 드러난 피부를 괜히 식혀, 스이신시는 애꿎은 모자를 한번 더 눌러썼다. 눈앞에 펼쳐진 것은 황폐하기 그지없는 부지와 건물. 살아있는 숨결이라곤 그 어디서도 느껴지지않고 생명의 찬란함이라곤 옛말이 되어버린 이곳은 이번 임무처다. 정확히는 자신의 임무가 아니라, 믿음직한 동료이자 누구보다 가까운 친우인 미나모토 키요마로의 임무로, 자신은 그의 회수를 임명받아 이곳에 왔다. 회수. 그렇다. 키요마로는, 임무를 받고 이곳으로 향한지 오늘로 정확히 삼주째였다. 일주일째는 통신이 애매해졌고, 이주일째에는 연락이 되지 않았다. 괜찮아, 곧 갈 테니까. 상처투성이의 웃는 얼굴이 갑자기 비명소리와 함께 끊기고, 영영 목소리조차 듣게 되지 못했을 때는, 순간 현현이 불안정해질 정도로 충격이었다. 보통은 나오지 않는 추가 파견 허가를 받기위해 얼마나 노력했던가. 살아만, 아니, 부러지지만 않았기를. 스이신시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



수분이 없어 버석버석해진 흙바닥은, 현재진행형으로 부스러지고있는 풀들과 섞여 매우 지저분했다. 군데군데 떨어진 검붉은 자국들은 분명 핏자국이리라. 여기어딘가 키요마로의… 빠르게 수렁으로 떨어져가는 생각속에 스이신시는 고개를 붕붕 저었다. 이렇게 우울해하는 시간조차 아깝다. 자신의 표면임무는 키요마로를 대신하여 혼마루를 판단하고 정화하는 것이었지만, 파견허가를 내준 모두는 알고 있었다. 스이신시가 얼마나 키요마로만을 구하고 싶어하는지. 적어도 일에는 냉철하고 판단빠른 저가 그렇게까지 무너질 수 있다는 것에 본인뿐만 아니라 그 장소 모두가 놀랐으니 모르면 이상했다. 키요마로만 구해서 돌아와. 너희가 돌아오는대로 그곳은 불응처분이다. 불응, 혼마루를 통째로 없에버리는 마지막 수단. 가볍게 내릴수 있는 판단이 아니었을텐데도 불구하고, 자신의 사니와이자 상사인 그는 이야기했다. 키요마로를 구해서 돌아와. 아마도, 그 뒤에 묻힌 중얼거리는 소리는 제발 둘다 무사히 함께, 였던 것 같다.



오기전에 얻은 지도는 불완전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것마저 키요마로가 보내줬던 것으로, 채 반도 보내기 전에 그는 연락이 끊겼기 때문이었다. 대체 어디에 있는 거야. 칼 끝을 손톱으로 딱딱거리며, 자신이 서있는 위치와 혼마루 크기를 가늠해보다 가볍게 절망했다. 너무 넓은 탓이었다. 10년동안 강하게 도검을 얽메며 운영한 혼마루의 말로는, 생각보다 허무하고 생각보다 간단했다. 견디지못하고 가까스로 도움을 요청한 도검남사, 그를 모두 앞에서 부숴버린 사니와. 그걸 봐야만 했던 다른 도검남사들.



그 결과는 오염된 영력에 빠져죽은 사니와와 영력공급이 끊긴 혼마루였다. 통상이라면 그렇게까지 되지 않았으련만, 불행히도 사니와는 자신이 가진것에 만족하지 못하는 인간이었고, 도검남사들은 인간을, 그것도 주인을 죽게만들었다는 슬픔과 고통에 스스로를 타락시키는, 이쪽에서라면 흔한 이야기였다.



그리고 자신들에게도 흔한 이야기였지.



떠오르는 창백한 얼굴에 주먹을 꽉 쥐었다. 키요마로와 주인이 너무나도 보고싶었다.



-

키요마로! 이름을 부르면서 달려간 그곳에는, 미카즈키의 품에 안겨있는 키요마로가 있었다. 자신을 안내해주던 이마노츠루기는 자신과 미카즈키를 뱅 돌아, 창문가에 걸터앉는다. 그런 두자루의 모습에, 어떻게하면 무사히 키요마로를 빼낼 수 있는지 머리를 굴렸다. 뾰족한 수가 없어 본체로 견제하며 한발짝씩 다가가는 스이신시의 앞에 무언가가 데굴데굴 굴러왔다. 시선을 내려보니 엉망이 된 태도 하나가 굴러다니고 있었다. 미카즈키 무네치카다. 어쩔 속셈이냐며 입안에서만 말을 굴리고 있자니, 미카즈키가 마찬가지로 더러워진 소매로, 키요마로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이쪽을 보았다.



“내가 무서운게 아니냐? 아무도 헤치지 않아. 적어도 이 방에 있는 이들은 너희 편이란다.”



웃는 목소리에는 힘이 없었다. 다 타들어간 촛불 같은 목소리에 스이신시는 칼을 조금 내리며, 조심히 발치에 있는 미카즈키의 본체를 주워올렸다. 곧 부러질 것만 같이 위태롭다. 소중히 대해져왔을 칼은, 이제는 그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오염은 차고넘치게 되어있었지만, 다행히도 마지막 긍지는 지키듯, 그의 모습에는 타락한 자의 특징은 보이지 않았다. 그것에 스이신시가 주춤주춤 다가가자, 과연 그렇게 말한것에 확신을 주듯이 미카즈키는 소매를 치우고 손을 뒤로 돌려 키요마로가 잘 보일 수 있도록 해주었다.



창백하다. 종이장 같은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 더욱더 도자기같았다. 그것도 흙과 피에 엉망이 된 백자. 팔 안쪽은 없지만, 누군가 솜씨좋게 지혈해 묶어둔 흔적이 있었다. 오르락내리락하는 가슴팍이 그가 살아있음을 증명한다. 근처를 경계해야한다는 것도 잊은 채, 스이신시는 하나 남은 손을 그러쥐어 입가에 가져다 대었다. 따뜻한 손끝은 언제나와 같다. 손과 얼굴께에 느껴지는 온기에 일렁일렁 시야가 번져간다. 키요마로. 조심히 이름을 부르며 이마에 손을 마주대자, 그 손에 미묘하게 힘이 들어갔다.



“스이신시, 울어? 울지마…”



웃는게 보고싶은 걸. 느리게 깜박이는 눈은 한쪽밖에 뜨지 못한데다 초점이 없었지만, 그래도 좋았다. 키요마로, 키요마로. 뚝뚝 눈물 흘리며 손을 다시금 꽉 쥐는 스이신시를, 키요마로는 다정하게 바라보았다.

익명님의 댓글의 댓글

익명 #413520 작성일

으허어억 사니쨩 사니쨩 사니쨩사마!! 연재란은 멀지않아요!! 이이이이이럴수가 이 스레게 감사한다 이거 너무 좋다ㅠㅠㅠ 우ㅠㅠㅠ 애달픈 마음들이 생생해서 애틋하고 슬프고 사랑스럽고ㅠㅠㅠ

익명님의 댓글

익명 #413503 작성일

일단은 내 칼이니까. 함부러 다루지 않아. 나름대로 소중히 여겨주지 않으면 다들 화 내니까. 그래서 쓰는 것뿐이야. 나는 검사가 아니라고.



단 한음절도 흔들림 없이 담담히 사실만을 고하는 목소리는 그 말이 진실이라고 틀림없이 말해주고 있었다. 그렇기에 그들은 얼굴을 찌푸리며 상처 받았다는듯 슬픈 표정을 짓고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반응은 상관없다는 듯이 자신을 평가하면서 애정이 없는듯한 목소리에도 이즈미노카미는 상처받지 않았는지 그의 얼굴은 언제와 같은 고요함이 있을뿐이다.



허리춤에 있는 칼 한자루의 상태를 확인하고서는 상처받은 그들을 뒤에 내벼려두고는 발걸음을 옮겼다. 언제나 그렇듯 그 성격을 나타내는 듯한 담담한 발걸음의 종착점은 그들이 존재하는 혼마루가 아닐것이다. 그것이 바뀌는 일이 없는 것을 알면서 미약한 희망을 품어보는 그들은 미련하지만 어쩌겠나. 그들이 신의 반열에 들었다고는 하지만 결국엔 칼에 불과한걸.

익명님의 댓글

익명 #413516 작성일

*블랙혼마루 설정

 

 

(생략)

 

일이 안전하냐고 물어본다면, 글쎄. 적어도 정화 사니와님들의 안위보다는 훠어얼씬 더 안전하다고 할 수는 있을 것이다. 나름대로 한 번은 정화된 곳에 투입되어서 가는 거니까. 그래도 왜, 사람 일처리가 항상 끝까지 깔끔할 수는 없는 법이지 않은가. 종종 정화가 덜 되어서-특히 재앙신은 정화하기가 힘드니 그만큼 아직 재액이 남아있는 경우라든가, 이건 사소해서 나중으로 미뤄야지 하다가 정말로 잊어버린 그런 사례도 있었다-한가하게 들어갔다가 목숨의 위협을 받고 전력을 다해 쌩하니 혼마루 안의 추격전을 벌인 끝에 간신히 내가 마무리 지은 적도 있다. 그렇게 되면 그만한 정도의 위험수당도 쏠쏠하게 받긴 하지만. …여러분들은 공문을 자세히 읽읍시다. 매번 어디로 가는지, 어느 사니와님께서 정화를 하시는지에 대해 간략하게 적은 보고서가 붙은 공문을 보면서도 정화사니와님의 이름을 생략하고 대충 상황만 보고 가니 이런 불상사가 일어나는 것이다. 정화사니와님들 중 오래 버티는 분이 드물다보니 기억하나마나라는 조언을 들은 것도 있긴 한데. 뭐, 이런 건 중요하지 않으니 사소한 건 넘겨도 될 것이다.

 

아무튼 일을 하다 보면 남사님들께 종종 오해를 받곤 하는 사항이 있다. 너도 사니와냐, 하는 오해를. 그럴 때마다 사니와 아닙니다, 하고 대꾸하곤 한다. 아니, 대꾸도 아니지. 최대한 공손하게 말한다. 그치만 정화가 끝난 남사라고 해서 정신상태도 갑자기 말짱해지는 건 아니란 말야. 후유증 회복 등의 복지는 후임 사니와분께서 해주실 겁니다. 저는 후임사니와분이 지내기 편해지도록 토대만 닦고 갑니다. 단지 그 뿐입니다요. 아무튼 사니와가 아니라고 하면 또 반응은 두 갈래로 나뉜다. 그나마 믿는 남사님, 그리고 거짓말 하지 말라며 본체를 당장이라도 뽑을 기세의 남사님. 그럼 나는 잽싸게 이름을 걸고 절대 이 곳의 주인이 되지 않겠다고, 그렇게 약속하겠다고 랩하듯이 말한다. 그럼 대체로 금방 멈추더라. …하긴 신 앞에서 이름을 걸고 약속했다가 어기면 신벌받지요, 암요. 아무튼 나름대로 아주 안전하지도 않고, 약간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곳에서 어떻게든 잘 살아돌아오긴 하고 있다. 아무하고도 엮이지 않고, 대화는 최소한으로, 최대한 빠르고 조용히 상태를 보고 나가자. 그게 내 최대의 모토다.

 

(생략)

 

대충 정부직원이었다가 졸지에 간택(?)받아서 사니와 된 그런 걸 쓰던 글이었다.... 쓰다가 그냥 때려쳤지만서도...

익명님의 댓글의 댓글

익명 #413519 작성일

아앗 재밌을거같은데... 썰 쓰듯이라도 풀어볼 생각 없어 사니쨩?ㅠㅠ 

익명님의 댓글

익명 #421469 작성일

1. 尋牛-중생과 중생이 망가진 석등을 사이에 두고 만나다

 

비가 그치기 전까지는 아무도 몰랐던 일이었다.

새벽기도를 위해 나선 이시키리마루의 제보를 받고 달려 나온 검들이 둘러싼 것은 별채에서 멀지 않은 정원에 있던 낡은 석등 하나였다. 다소 기묘한 외양으로 인해 남사들의 만남의 장소가 되고 단도들의 숨바꼭질을 위한 좋은 은신처가 되었던 그 든든한 석등이 엊저녁의 비바람을 견디다, 결국 번개를 맞고 깔끔하게 두 동강이 난 것이었다. 유독 거센 폭우가 내렸던 그 날은 본성의 모든 인원이 새로 온 를 맞이하느라 본채에 모여 있었고, 결국 석등에게 생긴 작은 비극의 순간을 목격한 이는 꽃들 이외에는 아무도 없었다는 이야기이다.

사니와는 그렇게 혼마루에 망가진 물건이 둘이나 생겼다고 한탄했다. 대부분의 남사들도 며칠 동안 를 지켜본 후 이에 동의했다. 살을 베고 생명을 빼앗는 검이라는 물건을 본질로 삼는 주제에 부처를 자청한다고? 얼마 버티지 못하고 스스로 부러지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의 목소리가 일었다.

 

지조 유키히라 역시 이에 동의했다.

 

 

 

지조사니 장편으로 기획 중인데 다 쓸 수 있기나 할지 막막하다... 지조 캐해석 넘모 어려운 것이애오 흑흑

익명님의 댓글

익명 #421471 작성일

ㅇㅇ월 ㅁㅁ일 맑...? 흐림...? 정부 건물 밖으로 나가게 해주세요-사축-



물건을 사러 갈 때마다 사요가 자길 데려오다니 돈이 부족하냐고 묻는게 신경 쓰여서 큰마음 먹고 사요에게 노후를 위해 저축하고 있는 통장을 보여줬다. 부자는 아니지만 남부럽지 않을 만큼은 지니고 있으며 따라서 사요를 팔 예정은 없다는걸 전했다. 사요는 통장 액수를 보고 나를 보고 다시 말했다.

돈이 부족하면 나를 팔아도 괜찮아.

얼마전에 급습했던 도검남사 매매 현장을 떠올렸다. 거기서 오가던 액수도 떠올렸다. 울었다. 저축액을 늘려야겠다.



(대인사건 담당 정부직원-파트너도검:사요-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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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421472 작성일

"많은 생각이 들었어 그날 이후, 내가 이래서야 어디까지 너희를 지킬 수 있는지 자신이 없어.. 강해졌다 생각했지만 착각이었어 그때나 지금이나 난 나약해.. 그리고 검을 쥐는 순간 그날이 다시 떠올라 두려움이 올라와 과연 전처럼 지킬수 있을까 망설여져........... 검을 쥐는게.. 무서워.. 이젠.. 무서워..."



생사를 헤메인 뒤 깨어난 주인이 며칠이 지나서야 비로소 내뱉은 속내에 남사들은 조금 탄식을 내뱉었다 슬럼프, 분명 검비위사에게 당했을 당시 충격을 받은것이다 하치스카는 아무 말 없이 겨우 서있는 사니와를 응시했고 무츠노카미는 사니와가 불쌍하다 느껴 저도 모르게 훌쩍거렸다



자캐사니와 이야기 쓸 때 들어갈 내용인데.. 언제 쓸지는 몰라서 막막..

익명님의 댓글

익명 #426303 작성일

가닥을 늘인 목소리가 능청스러워도 밉지 않았다. 쭉 잡아늘린 떡을 휘돌리는 장난기 많은 장인 같았다. 언젠가 들었던 노래인가, 시인가, 그런 것 중 권태와 슬픔만 뽑아다 모욕스럽게 풀러내면 들릴 만한 소리였다. 부적을 쥔 내가 (남사) 옆에 단단히 붙었다. 봉인된 것인가 목줄을 차고 만 것인가, 바람에 맞춰 딸랑시 방울 소리. 한 피 모를 결계. 내딛으면 구름 위로, 거꾸로 뒤집혀 땅에서 하늘로 떨어지고 하늘에서 땅으로 떨어지는, 진흙 위를 건너뛰어, 나뭇가지에 부딪치는 몸을 감싸여 나만은 아무런 충격도 없이. 진. 결계로 형성된 자연적인 환경. 오래전부터 전해져왔을 원시적인 주술이 돌과 나무와 흙 조각품 우상의 힘으로 이루어졌다.

그 끝에는, 놀라움을 좋아하는 한 신이 처마 끝에 걸터앉아 종이비행기를 접고 있었다.

익명님의 댓글의 댓글

익명 #426304 작성일

모야모야 분위기 되게 신비로워

자네.. 사니쨩... 그대에게 연성신의 가호가 내리사(나 좋은 일이니까 나에게도 내리사) 언젠가 완성을 내줬으면... 내용이... 너무너무 궁금해애애....!! 

익명님의 댓글

익명 #426308 작성일

무츠노카미 요시유키는 제 주인이 낯가림을 하는 줄만 알았다. 야마토노카미 야스사다에 묘하게 선을 그은 것을 안 날엔, 정말 그런 줄 알았다.



줄줄이 단도만 현현되던 혼마루에 나키기츠네가 현현되었을 때에는 아와타구치 단도들 덕에 낯을 가리지 않은 것이겠지, 카슈 키요미츠는 워낙에 싹싹하니 낯을 가리지 않은 것이겠지, 초기도인 자신을 배려해서 신선조의 검과 거리를 두는 것이겠지.



제 주인은 야마토노카미 야스사다를 다른 남사들과 다름없이 현현 순서에 맞추어 연도를 높였다. 대우에 차별과 편애 없는 공정함이었다.



무츠노카미 요시유키는 그 때 조금 더 신경을 썼어야 했다 후회했다. 오키타 소지의 두 타도를 시작으로 새 도검들이 우르르 현현되어 눈코뜰새없이 바빴어도, 주인과 대화를 했어야 했는데.



 "하지만 당신은 내 검이 아니잖아요. 수행을 보내 준 것으로 당신을 현현한 도리는 다 했고, 내 혼마루는 이제 당신 하나의 힘이 간절할 일 없어요. 그동안 고마웠어요. 내 혼마루에서 편히 계세요."



손님이시니.



야마토노카미 야스사다가 수행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주인이 은근히 마중을 망설이던 것을, 야마토노카미 야스사다의 모습을 보고 무언가 완전히 포기한 것을.



야마토노카미 야스사다가 황망히 주저앉은 앞에 제 주인의 문이 단호히 닫히는 소리가, 꼭 칼날이 목에 들어오는 것 같지 않은가.



(생략)



대충 사니와가 '야스사다는 오키타 소지의 검이다' 못 박고 벌어지는 파국이었음.

이 뒤로 전주인 이야기 자주 하던 남사들이 지옥의 눈치보는 시간을 가지고, 이 와중에 자긴 전주인이랄게 딱히 없다면서 어필하던 놈들 때문에 야스사다가 꼭지 도는 내용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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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426309 작성일

히자마루의 허리춤에 있던 히게키리의 본체를 빼앗았다. 소중한 형님이 자신에게서 떠나가는 상황에서도 히자마루는 입술을 깨문 채 눈물을 뚝뚝 흘릴 뿐이었다. 그것이 너무나도 미칠 것 같았기에 필사적으로 말을 내뱉었다.

 

히자마루도 알겠지만, 검에는 다양한 용도가 있어.”

 

나는 천천히, 그리고 조심스레 검집을 열었다. 검집 안에 숨겨져 있던 히게키리의 상태는 너무나도 처참했다.

 

옛날, 역수자의 목을 한 번에 베어내던 아름다운 검신은 금이 가지 않은 장소를 찾기가 어려웠다. 손잡이와 가까운 부분만 그런가 싶어서 전부 뽑아보았지만, 금은 칼끝까지 이어지고 있었다. 가슴이 찢어질 것 같은 고통과 함께 검집과 손잡이를 쥐고 있던 손에 힘이 들어갔다. 이 정도라면 오히려 지금까지 부러지지 않은 게 신기할 지경이었다.

 

진선조처럼 전장에서 쓰이기 위한 칼, 이치고처럼 어딘가에 보관되는 장식품의 칼, 이시키리마루처럼 신사에 넘어가 신을 위해 사용되는 칼. 대충 말했는데도 벌써 세 가지나 있어, 굉장하지?”

 

말이 이어질수록 의아하는 히자마루와 눈을 마주했다. 그러자 그가 눈을 피하려고 했다. 하지만 나는 그걸 원치 않았기에 손에 쥐고 있던 히게키리의 본체에 영력을 집어넣었다. 도검남사를 치료할 땐 자원이 필요하지만, 항상 필요한 건 아니었다. 특정 성질을 가진 영력을 가진 사니와라면 자원이 없어도 조금 무리하는 정도로 자원 없이 남사들을 치료할 수 있다.

 

사실은 아니야. 조금 무리하는 정도가 아니다. 괜히 다른 사니와들이 수리실을 이용해 남사들을 치료하는 게 아닐 정도로 미친 듯이 고생한다. 영력이 많은 편인 자신이 사용해도 반나절은 뻗어야 겨우 몸을 움직일 수 있을 정도다.

 

너는 주인인 나를 죽이는 데 가담했다는 걸 문제 삼았지. 하지만 난 그게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아. 그야 그렇잖아 검에는 자결용 검이 있어. 대표적으로 야겐이 전 주인의 자결용으로 쓰였잖아?”

 

그래서 어쩌라고?

 

몸 상태가 좋지 않다면 속여라.

당장이라도 흘러내릴 듯한 눈물은 삼켜라.

사람의 소리조차 낼 수 없는 오열 섞인 목소리를 짓밟아라.

조금이라도 긴장을 푸는 즉시 일그러질 표정을 진정시켜라.

 

그러니 괜찮아, 히게키리. 나는 말이야 화나지 않았어. 너희를 미워하지도, 원망하지도 않아.”

 

누구보다 사랑하는 너희가 다시 한번 웃는 얼굴을 볼 수 있다면 나는 나의 모든 걸 죽일 수 있어. 나는 어느새 현현을 한 채 공포어린 눈으로 나를 보는 히게키리를 올려다보며 단언했다.

 

 

 

-

견습에게 혼마루를 빼앗기고 살해당한 후 다시 태어났더니 어느새 당시 혼마루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여기 블랙이 되어버렸네(ㅇㅁㅇ) 라는 대환장 스토리였음.

익명님의 댓글

익명 #426393 작성일

큰 할머님은 나를 무릎에 뉘여놓곤 이렇게 속삭이시곤 했다.



아가, 인간 아닌 것들에게 홀리지 말아라.



너는 인간 아닌 것들에게 예쁨 받을 팔자이니, 예쁨 받더라도 홀리지는 말라고, 어린 나의 귓가에 그렇게 속삭이시곤 했다.



그런데 할머님. 그게 맘처럼 되는게 아니더라고요.





총체적 역하렘 혼마루!를 목표로 하던거...

익명님의 댓글

익명 #426404 작성일

 

하여간 그래서 네 소망을 내가 일일이 들어줄 수가 없어. 너는 신입이라서 더 신경 써야 하는데, 신경 쓸 시간도 없거든. 이렇게 따로 부르는 것도, 솔직히 오늘도 내일의 나한테 다 넘긴거라……. 힘들 거야.

 

그치만 꿈이면 다르지?

 

꿈이라면 내가 자고 있다는 거니 한가한 시간대인거고, 꿈은 자면서 꾸는 거니 수면 시간을 해치는 것도 아니고. 너는 나한테 말하고 싶은 걸 말할 수 있으니까 좋고.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아 미안 일석이조라고.

 

, 네 수면시간이 문제인가. 미안 도검남사는 인간의 육신을 받았을 뿐이지 나랑 다르니까. 괜찮을 줄 알았나 봐. ? 아니야 문제없어? 안 돼. 들어봐 너는 나보다 오래 산 츠쿠모가미지만, 사람의 몸을 쓰는덴 내가 선배란 말이지. 배고픈 줄도 모르고 어딘가 이상이 있는 거 같다며 수리 받으러 온 톤보키리 이야기부터 할까?

 

꿈 기획은 안 되겠다. 응 잊어. 내가 최대한 시간을 낼게. 걱정 마 내가 사니와 경력, 많지는 않지만 적지도 않아. 이정도는 할 수 있어.

 

이상한 소리 해서 미안해. 아 오늘 저녁 밋, 쇼쿠다이키리 미츠타다라고. 다테의 검인데 혹시 아는 검이야? 켄켄의 선조. 응 맞아 오사후네의 선조니까! 그 선조님이 환영회를 못한 게 아쉬워서 힘썼다니까 기대해도 좋아. 식당은 어디 있냐면.

 

(중략)

 

정말, 왔네.”

……히메츠루?”

 

뻐근한 몸을 풀기 위해 목을 돌리다가, 그림자가 드리워 위를 보니 히메츠루가 있었다.

 

오사후네의 선조가 만든 요리, 맛있었어.”

 

, 그랬구나아?

 

대답은 하지 못했다. 입을 연 순간 꿈에서 깨어났으므로.

 

히메츠루, 그런 건 안 와도 돼.

 

 

히메츠루랑 꿈에서 친해지는 히메사니....

익명님의 댓글

익명 #426742 작성일

연성으로 쓸까 하다가 걍 짧게 쓰고 관두기로 했다. 현생은 무섭고 귀차니즘은 강대하네요.

 

 

 

  "아니 시발 앞뒤 상관없이 글쎄 그 새끼들이 잘못했다니까!"

  "하지만 객관적인 상황을 따져보면 누가 생각해도 네가 블랙인데요."

 

  사니와 B모양은 연배 있고 꼬장꼬장한 담당자를 상대하던 다년차 직장인의 미소로 사니와 A모양을 달랬다. 아니 세상에 찻잔 하나 깨먹었다고-"찻잔 아니고 커피잔!"- 도검남사를 죄다 현현 풀어버리고 사직서 제출이라니. 와중에 정부에 사니와 대리로 서류를 전달하러 갔다 오느라 현현 해제를 피한 초기도는 자세한 사정을 들은 뒤 아주 애매모호한 표정을 지으며 사니와와 대화해서 알아서 해결하겠다고 했단다. 그 말을 들은 사니와 A모양은 빡쳐서 가출했다. 어디로? B모양의 혼마루로.

  동기이자 일찌감치 사니와 때려치고 정부 직원으로 대충 연차 채우다 퇴직금 빵빵하게 받고 퇴직해서 귀여운 손주나 보는 게 목표인 직원 C모군-모쏠이다.-이 전달한 바는 그러하다. 그러니 좀더 구슬려보면 자세한 사정이 나오지 않을까? 좀더 찔러보면 나올 법도 한데.

 

  "그건 그냥 커피잔이 아니라고! 내가 제일 아끼는 거라고!"

  "아 그래그래 아주 아끼는 커피잔."

  "피X 앤 플X이드 커피잔! 1980년대 빈티지!"

  "... 빈티지? 넌 그런 걸 커피 마시는 데 쓰냐? 그것도 믹스를?"

  "내가 내 돈 주고 사서 알아서 타마신다는데 뭔 상관이야!"

 

  사니와 A모양은 아주 억울한 표정으로 외쳤다. 딴은 맞는 말이다. 220x년 현대에 생각하면 1980년대 빈티지는 단순 계산해도 이백년 된 골동품을 커피믹스 마시는 실사용으로, 시x 돈지랄도 유분수긴 한데 지 돈 땅바닥에 지가 내다 버리겠다는데 대리 빡침과 대리 아까움은 좀 몰려온다만 누가 그걸 뭐라고 해, 까지 생각한 B모양은 끼기긱 멈췄다. 잠깐만.

 

  "너 설마 그거 남사들 앞에서 보였니?!"

  "......."

  "너 신조가 네 손에 들어와서 쓰는 물건 부숴먹을 때까지 쓴다잖아. 설마 그 찻잔, 아니 커피잔도 평소 입버릇대로 '빈티지 시발 조까 깨먹을 때까지 커피믹스나 타먹을거임 이히히히'하는 빙구웃음으로 남사들 앞에서 완샷을 때렸냐 이 말이다. 설마 그랬어?"

  "............."

  "도검남사 앞에서 이백년 된 빈티지를 실사용으로 애장하는 모습을 자랑스럽게 보였다고??????"

 

  A모양의 시선이 슬금슬금 돌아가서 천장을 찔렀다. B모양은 뒷목을 잡았다. 다시 말하지만 지 돈 지가 땅바닥에 내다 버리는 건 지 문제다. 인간적으로는 그렇다. 그런데 상대는 몇백 년 된 검귀신들이고, 개체와 설화에 따라 좀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물건으로 쓰인다'는 사실에 자연스럽게 눈이 돌아가는 본질 자체가 여전히 물건인 놈들인데. B모양은 이백년 전쯤 유행한 적도 있었다는 꼬마 마녀 애니메이션처럼 V자 손가락으로 사람의 마음을 확인하는 재주는 없었지만, 그 순간 자신이 거기 있었다면 시꺼먼 '질투의 누아르 하트'가 실시간 생성되는 걸 안 보고도 볼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니 초기도는 그렇게 애매모호한 웃음으로 알아서 하겠다고, 누구 편도 들기 애매하다고 한 거겠지.

  아놔 이 새끼를 진짜 어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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