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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3건 작성일 20-04-17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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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군께
안녕하십니까, 주군.
주군을 섬겼던 것도 이제 근 10년이 다 되어가는 일이군요.
저희의 부름에 답해 기꺼이 혼마루로 와주셨던 주군은 지금 현세에 계시겠군요.
만약 이 편지가 닿는다면, 그럴 리가 없지만 만약에라면, 찬찬히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혼마루의 모두는 평온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물론 주군이 없는 이상 완전한 행복이란 누릴 수 없지만, 그럭저럭 안정기에 들어선 셈입니다.
주군께서 현세로 돌아가기로 결정한 후로, 초기도 공과 하세베 공, 코기츠네마루 공 등 주군을 사모하던 많은 도검남사가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킷코 공은 밧줄로 목을 매 자살하려 했고, 토모에가타 공은 전장에 나가서 부러지기로 결정했습니다.
주군께서 주신 이 몸을 함부로 대할 수 없다는 마음에 실행하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그들은 주군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시간정부의 관리의 말에 따르면, 주군께서는 혼마루에 있었던 모든 기억을 지워버렸다고 하셨지요.
아아, 안심해주십시오. 이 혼마루에 그 일을 아는 검은 저 한 자루 뿐입니다. 알면 많은 검들이 부러져버릴 테니까요.
하지만, 어째서 주군은 현세로 돌아가기로 하신 건가요?
저희와 함께한 기억을 지운 것은 왜였습니까?
저희들이 주군께 주군의 검이 아닌, 단말 속의 전자 신호로만 여겨지던 그 시간으로 돌아가신 이유가 무엇입니까?
기억도 잃고 인연도 끊어진 주군께서는 이 편지를 볼 일이 없겠지만, 그래도 묻고 싶었습니다.
주군께서는 압박감에 짓눌려서, 삶에 지쳐서, 혼마루에 오는 것이 소망이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도검남사들과 함께 봄과 여름과 가을과 겨울을 보내고, 눈 앞에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하시다 하셨습니다.
츠루마루 공의 구덩이에 빠지고, 우구이스마루 공의 차를 마시려다가 혀를 데고, 낙엽을 뿌리는 아키타에게 군고구마를 건네고, 동생들과 술래잡기에 어색하게 껴서 뛰어놀고, 편한 옷을 사주시곤 멋지다며 칭찬을 해 주시고, 정부에서 주최하는 전장에 참여하고, 모든 검들이 과거와 마주하고 결심을 다질 때까지 격려해 주셨지요.
이 혼마루에는 주군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 있습니다.
주군께서 떠나간 그날, 억지로라도 이름을 들어야 했다고 몇 번이나 후회했는지 모릅니다.
수백 년이 흘러 수십 명의 심신자가 이 혼마루에 오더라도, 당신의 빈자리는 채워지지 않을 겁니다.
언젠가 다시 만날 날을 기대하며 글을 맺겠습니다.
2220/04/17

수신 대상 없음(폐기 대상)

댓글목록

익명님의 댓글

익명 #386863 작성일

와..좀 슬펐다

익명님의 댓글

익명 #386864 작성일

먹먹해지네...

익명님의 댓글

익명 #413625 작성일

ㅠ0ㅠ... 먹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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