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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를 좀 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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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9건 작성일 19-01-08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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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상황이 막막하고 혼란스러운데 조언 구할 데가 없어 염치불구하고 적어봐. 불편하다면 스루해 줘.

나는 올해로 29살이 되는 사니와야. 오늘 이 글을 적은 건 이 나이에 부끄럽지만 진로문제 때문이야.
나는 지방국립대 사학과를 졸업했어. 다행히 대학다닐 적에는 전액장학금도 받았던 모범생이라서 교직이수를 할 수 있었고, 그 길로 선생님이되자고 생각했어. 근데 교육실습을 가보니 내 적성과 너무 맞지 않았어. 그때 그만 뒀어야 했는데 애써 딴 교원자격증이 아깝다고 2년여를 임용공부를 했어. 마음속 깊은 곳에 못하겠다는 마음이 있었으니 공부는 잘 되지 않았고 결국 포기하게 되었어.

이때쯤 우울증과 공황장애가 왔어. 하지만 아무에게도 말을 못하고 이번에는 부모님의 권유로 공무원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어. 이번에도 공부가 잘 되지 않더라. 당연한 일이었지. 우울증과 공황장애 때문에 글도 제대로 못 읽었으니. 게다가 무기력증이 정말 심하게 와서 제대로 생활자체가 안 되는 상황의 지속이었어. 그렇게 공부를 하는 것도 안 하는 것도 아닌 상태로 올해가 되었어. 정신과에서 상담받고 약을 먹은지도 1년여인데, 좀 나을 뿐 무기력증은 나아지질 않더라.

이제 더는 못 할 것 같아. 이걸 인정하는데 너무 오래 걸렸지만 고시공부를 하기에는 내 정신이 너무 나약하고 마모된 것 같아. 그런데 이렇게 인정하고 나니까 무얼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는 거야. 계속 고시공부만 했으니까 알바경험도 자격증도 없어. 그렇다보니 앞날이 어떻게 될지 너무 두려워. 뭘 해야할지 내가 무얼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 한심하지...

부모님께도 어떻게 말씀드려야 할지 걱정이야. 부모님도 많이 지치셔서 올해시험이 마지막이라고 하시긴 했지만 나는 올해 시험에 자신이 없거든. 공부도 여전히 안 되고 있고...  그냥 되든 안 되든 올해시험은 봐야 옳은지, 아니면 그냥 지금 그만두는게 옳은지 모르겠어.

내가 어떻게 하면 좋을까? 그리고 이미 많이 늦었는데, 내가 제대로 된 직업을 가질 수 있을까? 너무 불안하고 막막해서 글을 올려. 혹시나 여기까지 읽어준 사니와가 있다면 고마워. 어디서라도 털어놓고 싶었어. 이런 글 올려서 정말 미안해.

댓글목록

익명님의 댓글

익명 #330469 작성일

내얘기인것같아서 적고가. 나도 스레주와 동갑이고, 지방국립대 교직이수했고, 공무원시험준비만 4년했어. 시험은 올해

 마지막으로 보려해. 나같은경우는.. 너무 막막해서 공무원시험 준비하면서 학은으로 다른 학사 준비했고.. 그쪽이 적성에 맞아서 그쪽으로 진로를 틀려고 해. 내가 하고싶은 말은 늦지않았다는거야.. 나도 우울증때문에 약도먹고 해봤는데 마음이 편하지않으니까 계속 심해지기만 하더라. 근데 생각보다 길은 많이 있고, 어느게 적성에 맞을지 고민해도 괜찮을거란 생각이 들어. 학은으로 학사를 따는데 대면교육같은데 가보면 나이 많으신분들도 새로운 도전 하시려고 공부하시는분들도 많이 계시니까. 나와 같은 스레주. 힘내자. 횡설수설했지만 아직 늦지 않았다는거!

익명님의 댓글

익명 #330474 작성일

나도 동갑인 사니와인데 29살은 그리 많은 나이가 아니야 객관적으로 봤을 때도 아직 어려. 그러니 별로 늦지 않았다고 생각이 돼. 그 상황이 너를 계속 피폐하게 만든다면 그것을 잠시라도 놓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마지막이라고 했으니 마지막 한 번 후련하게 해보는 것도 좋고 그 앞으로가 더 괴로울 것 같다면 내려 놓을 수도 있겠지. 네게 중요한 선택이니 어떻게 하는게 옳다고 말하진 못할 거 같아. 

네가 다른 일을 한다고 해도 학교 다닐 적에 전액 장학금 받았을 정도였으면 너는 충분히 성실하고 주어진 환경에 충실하려고 노력했을 거야. 그렇다면 다른 일을 해도 충분히 잘해낼 수 있을 거라고 믿어. 네 상황을 내가 모두 알 수는 없겠지만 그 동안 많이 힘들었을 거 같다. 네가 힘내길 바라. 

익명님의 댓글

익명 #330475 작성일

29면 생각보단 안 늦었어 대기업 신입이나 소위 좋은 자리 가기는 힘들지만 30대에도 충분히 취직할 수 있음 업종에 따라선 신입으로 들어가서 너무 어리다 막내다 소리도 들을 수 있는 나이니까 너무 걱정하지마 난 첫입사 서른둘이었어 기운내! 

익명님의 댓글

익명 #330478 작성일

나랑 동갑이네 나는 돈이 너무 급해서 막구한 알바자리에서 만 5년 채우고 있는데, 월급은 최저시급이지만 집 가깝고 일하는 시간 적고.... 아무튼 주기적으로 돈이 들어오니까 정말 살맛나더라

일단 시험은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해봐 그러고 나서도 미끄러지면 적성에 맞는 직업을 찾을 수도 있고 전혀 생각치도 못한데서 말뚝박을 수도 있으니까 일단 자기 한 몸 건사하면서 할 수 있는 것부터 계속하자

익명님의 댓글

익명 #330484 작성일

29이면 안 늦었어!! 나 3년제 전문대 나왔는데 다른 대학 졸업하고 30대에 기술배우러 전문대 다시 들어오신 분들이 그렇게 많더라. 아직 정말 안 늦은 나이야!!

익명님의 댓글

익명 #330489 작성일

나는 고등학교 전공때문에 전공이 대입에 유리하게 적용되는 과로 대학을 갔어. 그런데 엄연히 전공과는 달랐어서 전혀 나와 맞지도 않고 이 길로 나서도 제대로 일할 수 있는 곳도 없더라..그래서 지금은 아예 다시 시작하는 중이야 처음엔 친구들이나 동기들에 비해 너무 늦게 시작한 것 같고 주변에서도 말이 많으니 눈치가 보였지만 이미 나에게 아닌 길이란 걸 느꼈다면 빨리 떠나는게 맘이 편하더라구. 부모님한테도 죄송했지만 결국 내 인생을 살아가는 건 나니까 내가 내 삶을 살지 못하면 모든게 압박이 되고 주변의 권유로 시작한 건 부담만 되기 십상이더라구. 그리고 우울증에 대인기피증이 너무 심했는데 그냥 며칠 다 놓고 잠 푹 자고 밥 잘 챙겨먹고 운동도 하고 다녔어. 그리고 몇 주 후에는 알바 하나 구해서 조금 더 규칙적으로 지냈어. 처음엔 일을 잘 못하니까 힘들었는데 지금은 익숙해져서 나름 능숙하게 일하게 됐어. 조금은 뿌듯해지더라 마음도 안정 되고.  쫓기듯 살면 생각할 여유가 없어지니까 스레주 나름의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어. 그리고 스레주가 자신이 무엇을 잘 하는지 모르겠다고 한심하다고 말했지만 그건 한심한게 아냐 당연한거야.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무궁무진한데 어떻게 그걸 바로 딱 찾아내겠어. 나는 이걸 잘하고 저걸 못해라고 생각했지만 알고보면 더 잘하는 게 있고 못한다고 생각한 일도 잘하게 될 수도 있어. 헷갈리는게 당연하지. 혹시 관심이 있는 게 있다면 가볍게 도전해봐. 거기에 전문가, 최고가 되려는게 아니라 딱 즐거울 만큼씩만 시도해봐. 잘되면 좋고 아니면 말고. 물론 나는 전문의가 아니니까 꼭 이렇게 해보세요! 라는 건 아니야. 나의 경우는 이랬다 이거지. 스레주가 원하는 선에서 편한대로 본인의 짐을 덜어냈으면 해. 사람 사는 일이 영원히 행복한 것도 아니고 언제나 슬픈 것도 아니니까. 그리고 말야 나는 스레주가 이렇게 털어놓을 수 있다는게 대단하다고 생각해. 나는 그러질 못해서 속에서 많이 문드러졌던 적이 많거든. 그러니까 조금 뜬금없지만 스레주가 힘냈으면 좋겠어. 나는 스레주를 잘 모르지만 그래도 이렇게 여기서 만난 인연이 있으니까! 날도 추운데 건강 조심하고 힘내! 걷는 데에 정답은 없으니까 조금 돌아간데도 괜찮을거야. 스레주가 피곤하지 않게만 걷자.

익명님의 댓글

익명 #330532 작성일

나는 올해 서른이야. 지방국립대를 나오긴 했지만 전공도 관심 1도 없던 학과로 진학하는 바람에 4년을 붕 뜬 채 다녔고, 어영부영 졸업은 했는데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 탓에 취직 준비도 힘들었거든. 거의 2~3년 가까이 통으로 놀았어. 기간이 점점 길어지니까 가족들도 지친 모양인지 눈치도 많이 주고, 나도 길게 백수생활 하다 보니까 자괴감만 늘고 그냥 사람이 축 쳐지더라고. 알바도 집 근처에서 한 번 해본게 전부였고, 남들 다 있는 스펙 하나 없고 그냥 넋 놓고 있다가 시간만 보냈지. 이러다 정말 내가 큰일 날 거 같아서 억지로 구직활동 했고, 지금은 서비스직에 있어.

사람 일 아무도 모르더라구. 내가 관심이 있고, 좋아하고, 잘 하는 것만으로 직업이 되는건 아니더라고. 나는 내 성격 때문에 서비스직에 있을 생각도 못했는데 지금은 그냥 별 생각 안 들게 됐어. 늦은 거 아니야. 정말 분야 안 가리고 여러군데 면접 갔을때도 그렇고, 지금 일하는 곳에 새로 들어온 분들 중에도 서른 넘는 분들 심심치 않게 보여. 이게 아니면 저거 해보면 되고, 그 중에 잘 맞는 거 하나는 있겠지! 스레주가 너무 불안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익명님의 댓글

익명 #330544 작성일

안녕. 난 올해 서른하나야. 나는 지방전문대 나와서 비교적 사회생활을 일찍 시작했어. 계속 일자리를 전진하다가 이십대 중반에 간 직장이 너무 힘들어서 퇴사후 몇년간 제대로 된 일자리도 없이 단기 알바를 하거나 혹은 가사원을 다니기도 했어. 하지만 모두 짧았고 자리잡은 친구들과의 관계도 소원해진지 오래였지. 이때 나도 정신병원을 가니 우울증과 대인기피증이 심하다고 하더라 그렇게 집에서 서른까지 박혀있었어. 모은 거? 당연히 하나도 없지. 그러다가 작년 여름에 마트에 취직을 했고 지금 칠개월째 다니고 있어. 여기서도 너무 힘들어서 달마다 울고불고 난리였는데 뭐라도 안하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컸어..



나는 진짜 별것없고 누가보면 제일 밑바닥 직업? 남들에게 무시 잘 당하는 감정노동자 됐지만 그래도 일을 하니 다행이지 싶어.. 기승전결이 너무 이상하지. 하지만 나도 아직 잠들때 내 미래가 내일이 무서워서 잠을 설칠 때가 많아. 그냥 사는데 답은 없는 것 같아... 그냥 여기 적어준 사니와들의 삶처럼 방황이 두렵다는 건 멈추지 못하겠지만 조금이라도 덜어졌으면 좋겠어. 진짜 산다는 건 용기가 필요한 일이니까.

익명님의 댓글

익명 #330563 작성일

29는 절대 늦은 나이 아니야. 

솔직히 대기업 신입은 하기 힘드지. 하지만 찾아보면 일할 곳은 많아.

내 경우는 그냥저냥 학점따서 대학졸업했었는데 취직이 안되서 단기알바(취직준비한다고 장기알바 구하지도 않았었어;;;)하다가 그나마 들어간 곳이 블랙이어서 1년도 안되고 퇴사하고 했었거든...

요즘엔 시에서 하는 일자리센터나 무슨 교육?같은거 받아서 학원에서 알선해주는게 있다고 하더라고.

후자는 내가 안해봐서 잘 모르겠지만, 난 일자리센터에서 소개 받아서 30에 지금 다니는 회사 취직했어.

일자리센터 담당자도 사람인지라, 일자리센터 강의같은거 들으러 지각이나 결석없이 다니면서

인사만 꼬박꼬박해줘도 좋게봐줘서 괜찮은 일자리가 주선들어오면 제일 먼저 소개해주더라고...ㅎㅎ

난 하고 싶은 직무가 있어서 그걸 중심으로 찾았지만 잘 모르겠으면 상담도 받아주더라고.

 

사니짱. 하고싶은일이 뭔지 아직 몰라도 돼. 

솔직히 하고 싶은 거 몰라도 그리고 그 일을 안해도 사람은 살수 있더라고.

어느곳이든 취직이 되서 월급으로 최애캐 굳즈 하나만 사도 풀리는게 사람의 마음이더라.

그렇게 살다보면 어느순간 어? 이거 해보고 싶어. 하는게 생길거야

그럼 일단 취미로 슬렁슬렁 시작해봐. 체험을 해보던가 공부를 해보던가. 

그러다보면 마음의 여유가 자연스럽게 생기더라고. 

 

사니짱의 걱정이 조금이라도 덜어졌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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